안은미와 춤추는 할배할매들, 프랑스 들썩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2014-08-12     이재훈 기자

현대무용가 안은미(52)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가 프랑스 3대 페스티벌 '파리 여름축제'에서 주목 받았다.

6~9일 파리 콜린 극장 초청작으로 무대에 오른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4일 간 4회 매진되며 2000명을 모았다.

2011년 서울문화재단 상주단체 지원사업으로 두산아트센터와 공동제작한 작품이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돌며 만난 할머니들의 춤을 기록하고 그 몸짓을 공연에 담았다.

'춤추는 할머니들'의 영상이 공연 중 상영된다. 영상 속에서 춤추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무대에 올라 안은미무용단과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이번 파리공연을 위해 12명의 한국 할머니, 1명의 한국 할아버지가 프랑스로 갔으며 3명의 프랑스 거주 한국 할머니도 함께 무대에 올랐다.

월간 객석의 김나희 통신원은 "수줍어하는 할머니들이 무대 위에 오르자 파리 관객들은 따뜻하게 맞아줬다"면서 "극의 후반으로 가면서 할머니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을 정도였다. 공연의 마지막에는 객석의 관객들이 할머니, 무용수와 함께 무대에 올라 신명나게 춤을 췄다"고 알렸다.

안은미는 "파리 관객들은 춤추는 한국 할머니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잃어버린 과거를 현재로 불러들여 시대를 재인식하는 시간여행을 시작했다"면서 "춤을 통해 국경과 세대, 언어와 문화를 모두 초월하고 예술로서 하나가 됐던 무대"라고 말했다.

연극평론가 김방옥은 "삶에 대한, 땅과 몸에 서린 우리의 정서에 대한, 한국의 여인들에 대한, 격렬한 통증과 치유와 긍정의 환희를 담고 있다"면서 "근래 그 어떤 연극이 한국인의 삶과 정서를 몸에 담아 이처럼 단순 명료하게 정곡을 강타했던가?"라고 평했다.

파리여름축제는 20년 이상 이어온 파리의 대표적인 축전이다. 15일까지 파리 곳곳의 극장과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한편, 안은미는 16~17일 한국공연예술센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안은미와 함께하는 어른들의 몸놀이 공장 3355, 레츠 토크 어바웃 섹스'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