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체험 후 즐기는 강원 태백, 스토리 있는 여행

2014-08-04     손정빈 기자

강원도 태백시 365세이프타운(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은 ‘안전은 학습이 아닌 체험이다’를 모토로 내세운 안전 체험 테마파크다. 장성지구에 자리 잡은 이곳에서는 안전에 대해 교육받고 체험할 수 있다.

산불체험관, 설해체험관, 풍수해체험관, 지진체험관, 대테러체험관 등 다섯 가지 안전을 주제로 실생활에 직접 연관되거나 앞으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토대로 교육과 체험이 이뤄진다. 설해체험관을 제외한 네 체험관은 프레쇼, 메인쇼, 포스트쇼로 구성된다. 프레리쇼와 포스트쇼는 각종 위험 전후의 위급 상황을 정해놓고 대처 요령을 교육받는 시간이고, 메인쇼에서는 주제별로 위험 상황을 가정한 3D 입체 체험이 펼쳐진다.

산불체험관은 헬기 시뮬레이터를 타고 산불을 진화하는 체험으로, 상공에 떠 있는 듯 제법 실감이 난다. 풍수해체험관은 홍수로 물에 잠긴 도시에서 보트를 타고 탈출하는 체험이다. 지진체험관은 진도 7 이상의 지진 체험으로 영화 ‘2012’에서처럼 건물과 고가도로가 무너지고, 그 사이를 지나 탈출한다. 대테러체험관은 영화에서처럼 특수부대원이 돼 다크라이더를 타고 테러를 진압하는 체험으로, 3D 영상과 함께 360도 회전해 스릴이 있다.

설해체험관에서는 주인공 동찬과 동이라는 개가 설해를 통해 감동의 메시지를 전한다. 동찬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동이와 하얀 눈이 영상을 수놓는다.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도 많고, 동이를 다시 살려내라며 익살스런 엄포를 놓는 사람들도 있다.



다섯 가지 안전 체험을 마치면 트리트랙과 짚라인 등 어드벤처 체험이 기다리는 중앙지구의 히어로 어드벤처로 가보자. 중앙지구는 곤돌라를 타고 이동한다. 곤돌라에 오르면 365세이프타운의 전경과 태백을 수놓은 산세의 장관이 서서히 펼쳐진다. 곤돌라 승강장에 있는 별빛전망대에 들러 태백산, 연화산 등 태백의 산세를 감상해보는 것도 좋다.

히어로 어드벤처는 울창한 숲 한가운데 트리트랙과 짚라인으로 구성됐다. 트리트랙은 사람이 가장 무서워하는 11m 높이 나무 구조물을 차례로 건너는 체험 공간이다. 외줄, 외나무다리, 출렁다리 등을 지나 나무 구조물을 한 바퀴 돌아 올라가면 11m 높이에서 수직 낙하하는 파워팬까지 25가지 체험 시설이 있다. 연못 위를 지나 60m 이동하는 짚라인은 히어로 어드벤처의 대미를 장식한다.

안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대두된 요즘 히어로 아카데미의 이색안전체험, 소방안전교육이 인기다. 이색안전체험은 노래방 화재를 가정해 암흑 속에서 화재현장을 탈출하는 농연체험장, 지상4m 높이의 암벽체험장, 15가지 구난구조 체험을 할 수 있는 종합훈련장으로 구성돼 있다. 소방안전교육은 소화기를 이용해 대형장면 속 화재의 불을 끄는 소화기체험, 심폐소생술을 자세히 배워보는 실전체험 등이다. 히어로O아카데미는 365세이프타운을 이용한 20명 이상의 단체에 한해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365세이프타운에서 나와 황지천을 따라 내려가면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에 이른다. 고생대를 주제로 고생대 지층 위에 세워진 이곳은 다른 자연사박물관과 차원이 다르다. 박물관 아래로 흐르는 황지천과 구문소 주변의 지질은 하부 고생대의 퇴적 침식지형과 삼엽충, 두족류, 완족류 등 다양한 화석이 발견된 지질 탐사의 성지로 알려졌다.

박물관 1층에는 선캄브리아시대, 전기와 중기 고생대 등 지구가 생성되면서 생명이 탄생하고 진화하는 과정을 다양한 화석과 표본, 영상 등을 통해 전시한다. 선캄브리아시대부터 전기 고생대 전시 공간에는 대부분 태백에서 발견된 동식물의 화석과 표본이 전시된 것도 특별한 볼거리다.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태백 지형·지질 체험을 통해 실제 퇴적 구조와 동식물 화석을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 앞 황지천부터 구문소에 이르는 구간에서는 중기 고생대 때 사라진 부정합, 층식 석회암, 층리, 물결흔, 건열 등 퇴적 구조, 삼엽충과 스트로마톨라이트 등 동식물 화석을 만나볼 수 있다. 전기 고생대가 따뜻한 바다였음을 알려주는 귀한 볼거리다. 박물관 지하 1층에서는 화석 만들기, 목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철암역으로 향하는 길에 구문소에 들러 강물이 암석을 뚫고 지나간 세월의 흔적을 보는 것도 좋다.


태백 시내에서 태백산도립공원으로 가는 길에 산내음 체험장이 있다. 산내음 체험장에서는 연탄비누 만들기, 차 번호판이나 저금통, 열쇠고리 만들기, 티셔츠와 손수건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태백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적인 캐릭터를 이용해 만드는 것이 산내음 체험장의 특징이다.

연탄비누 만들기는 석탄 하면 떠오르는 연탄을 색깔별로 만드는 체험이다. 연탄이 만들어질 때의 검은색, 연탄이 불에 탈 때의 붉은색, 타고 재만 남은 살구색을 각각 형상화했다. 세 가지 연탄이 한 세트다. 참숯과 라벤더 등으로 색을 내고, 천연 향기 오일과 입욕제를 넣어 비누를 만든다. 황지연못의 전설에 등장하는 황 부자, 고승, 지씨 부인과 태백의 탄광이 전성기를 누릴 때 1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전설의 개 만복이도 캐릭터로 등장한다. 황 부자, 스님, 지씨 부인, 만복이는 각각 원하는 색깔을 입혀 개성 있는 액세서리 캐릭터로 탄생한다.

철암역 건너편에는 철암탄광역사촌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철암탄광역사촌은 철암천에 기대 서 있던 ‘까치발 건물’ 내부를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까치발 건물은 철암천 쪽으로 발코니 형태 공간을 증축하면서 하천으로 기둥을 떠받치게 됐는데, 이 모양이 까치발 같다고 붙은 이름이다. 석탄 산업의 호황으로 1950~1980년대 잘나가던 시절의 흔적이다. 옛 영화를 간직한 까치발 건물의 페리카나, 호남슈퍼, 진주성, 봉화식당, 한양다방 등에 철암의 과거와 현재가 덧씌워졌다.

페리카나는 안내소와 사료 전시관으로, 나머지 공간에는 철암의 역사와 옛 흔적, 철암을 소재로 한 사진 갤러리, 미술 작품이 가득 메우고 있다. 경북식당 지하로 내려가면 당시 살림집 흔적이 그대로 있고, 호남슈퍼 옥상은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등록문화재 제 21호)이 시원스럽게 바라보이는 철암마을 전망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