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7월15일, 서울에서 즐기는 밀양 백중놀이…국립민속박물관

2014-07-30     유상우 기자

음력 7월15일은 100가지 곡식을 모두 갖춘 시기라 하여 ‘백중(百中)’이다. 농가에서는 백중 날이 되면 머슴을 하루 쉬게 하고 돈을 줘 시장에 가서 술과 음식을 사 먹고 물건도 살 수 있도록 배려한다.

밀양 백중놀이는 경남 밀양 지방을 중심으로 전승돼 오는 농경 세시 행사다.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로 지정돼있다. 힘겨운 세 벌 논 매기를 끝낸 백중날, 곧 음력으로 7월 보름 용(龍)의 날을 택해 지주들이 마련해 준 술과 음식으로 머슴들이 하루를 즐겁게 노는 데서 연유한 두레굿이다. 이러한 놀이는 두레 먹기, 호미씻이, 호미걸이라는 이름으로 중부 이남 농촌에서 전승됐다.

백중놀이는 앞 놀음·놀음마당·신풀이 등과 같은 세 마당으로 짜여 있다. 첫째 마당인 앞 놀음은 농신제다. 놀이판 한가운데에 겨릅대로 농신대를 세우고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둥글게 둘러서서 세 번 절을 하고 풍년을 비는 마당이다.

놀음마당으로 들어가면 잠깐 덧배기춤으로 흥을 돋운다. 이 놀이에서 가장 흥분되고 재미있는 병신춤이 펼쳐진다. 마지막인 신풀이에서는 관중과 악기를 만지던 잽이와 춤꾼들이 한데 어울려 한바탕 허튼춤을 춤으로 흥을 달랜다.

밀양에서는 이날을 흔히 ‘머슴날’이라고 하며 놀이를 ‘꼼배기참 놀이’라 부른다. 꼼배기참이란 밀양지방의 사투리다. 밀을 통째로 갈아 팥을 박아 찐 떡과 밀에다 콩을 섞어 볶은 것으로 주인이 안주를 준비해 머슴들에게 점심, 저녁으로 주는 음식을 말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8월3일 박물관 앞마당에서 ‘밀양백중놀이’를 선보인다. 오후 1시부터 농신제, 춤, 신풀이 등 밀양백중놀이 공연을 펼친다.

2시부터는 밀양백중놀이의 다양한 체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게줄이라고 불리는 새끼줄을 잡아당기는 밀양의 ‘게줄 당기기’, 공연에 나오는 춤사위를 익히는 ‘몸짓 배우기’, 놀이에 쓰이는 특징적인 악기인 ‘사장구·물장구치기’ ‘꼼배기참 나누기’ ‘물동이 이기·들돌 들기’ ‘고동 만들기’ 등 다채롭다.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