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삼락' 진도의 3중고... "진도군민 도와 달라" 호소 잇달아
수산물·특산품 반품사태... 주민들은 개점휴업 '속앓이 中'
예로부터 '삼보삼락'(三寶三樂)의 고장이라 불리는 곳. 바다에는 통통하게 살 오른 간재미가 줄줄이 올라오고 갯가에는 해산물이 지천인 축복받은 지역.
밀물과 썰물의 장관을 볼 수 있는 당길마을과 수많은 불빛이 수놓은 조도대교, 한폭의 수채화를 옮겨다 놓은 듯 한 곤치미 등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보배의 섬 진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던 진도가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지역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진도군 범군민대책본부위원회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난 4월16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관광객 감소 및 어업 소득 감소에 따른 피해액이 898억3300만원으로 집계됐다.
관광소득은 지난해(232억 원) 대비 203억원 줄어든 29억 원, 관광객 수도 지난해 4~5월 11만1627명에서 올해는 2만3255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실종자 수색으로 야간 어업을 못한 날이 길어졌으며 고기와 해산물이 팔리지 않아 피해가 늘어났으며, 급기야 수산물 및 진도 특산품이 반송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진도 숙박업에서 일하는 A씨는 "이제는 한 달에 2~3번씩 오던 관광버스의 그림자도 볼 수 없다"며 "어업 종사자나 주변 주민들의 휴업상황"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팽목항 인근 어업종사자는 "침몰한 세월호로 기름유출로 청정해역에서 잡힌 고기와 미역, 해산물 채취 등이 어려운 것 사실"이라며 "다만 이 사태가 지속되면 진도경제는 회복불능 상황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도 "저희가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아이들의 이름을 부를 때 진도군민들이 저희 곁에서 아픔을 함께했다"며 "진도군민의 생활불편이나 상공인들의 침체된 경제상황을 저희가 제대로 돌아보지 못해 너무 죄송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진도군이 나서서 수산물 등 특산물 구매를 호소하는 등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우선 진도군은 침체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난 19~20일 안산시청 앞에서 진도 직거래 희망 장터를 개최했으며, 오는 23일부터 5일간 경남 창원시 남창원 농협마트에서 직거래 장터를 열기로 했다.
진도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도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우선 여름철 피서객을 위해 해수욕장도 지난 4일 진도 고군 가계해수욕장 개장을 시작으로 진도의 모든 해수욕장이 개장을 했다.
특히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널리 알려진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가계해수욕장과 드넓은 백사장, 수백년 된 곰솔 숲이 어우러진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조도 관매도 해수욕장은 넓은 주차장과 교통 편의시설 뿐만 아니라 샤워장, 음수대 등 편의시설을 갖춰 피서객을 맞을 준비를 완료했다.
중앙부처에서는 공무원을 비롯해 모든 공직자가 여름휴가를 희생자 유족 위로와 자원봉사, 진도 관광명소 탐방을 권유하면서, 직원들이 편하게 휴가를 쓸 수 있도록 장관들도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순에 2~3일 일정으로 휴가를 잡았다.
또한 어려운 진도군민들을 위해 일자리 창출사업 추진과 어업인과 소상공인을 위해 수협 등에서 자금 대출 시 3% 이자 중 2%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진도 현장을 지켜온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도 지난 1일 다시 한번 이번 사고에 대한 사죄와 함께 지역 경제에 활성화를 촉구했다.
하얀 머리와 정리가 안 된 수염으로 덥수룩 했던 이 장관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고 피해자와 가족, 국민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철저히 규명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데 한 치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언급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후 이 장관은 언론과 정부부처 관계기관에 "진도군민과 지역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경기침체 및 생활불편 등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홍보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정홍원 국무총리도 "내수 진작을 위해 공직자들은 가급적 국내에서 휴가를 즐겨줬으면 좋겠다"며 "특히 세월호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진도를 국민들께서 많이 찾아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