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증후군 겪었나' 백두산 호랑이숲 25일에야 공개…당초 예정보다 2개월 늦어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 '백두산 호랑이숲'이 당초 계획보다 2개 월 가량 늦어진 오는 25일에야 비로소 일반에 공개된다. 지난해 1월부터 공사에 들어간 지 1년 7개월 만이다.
2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백두산 호랑이숲은 '동물복지' 차원에서 호랑이의 움직임을 극대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1300여㎡에 불과하던 기존 야외 방사장을 2600여㎡로 약 2배 늘리고 방사장 안팎을 호랑이의 실제 서식지에 가깝게 꾸몄다.
크게 내실과 내실 방사장, 야외 방사장으로 구분된다. 물을 좋아하는 호랑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폭포, 연못, 계류 등 수경시설을 갖췄다.
22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백두산 호랑이숲은 당초 지난 4월 공사를 마무리 해 5월에는 문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호랑이들의 새로운 환경 적응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해 개장이 늦어졌다.
호랑이들을 실제 서식지에 가깝게 꾸며놓은 보금자리에 방사했지만 막상 새집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주저했다는 게 서울동물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람으로 치면 '새집증후군'을 겪은 셈이다.
서울대공원 조경과 윤희숙 팀장은 "처음에는 호랑이를 야외방사장으로 내보내려 해도 (내실에서)잘 나오질 않았고 물에도 안 들어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호랑이들이 새 보금자리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판단하고 25일 서울대공원 야간개장에 맞춰 일반에 공개키로 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청소를 하던 서울대공원 사육사를 습격해 숨지게 한 백두산 호랑이 '로스토프'를 호랑이 숲 야외 방사장에서 공개할 지의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노정래 서울대공원 동물원장은 "로스토프는 지금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지내고 있다"며 "현재 내실 방사장에 위치해 일반인에는 공개되지 않는 상태로 (일반공개 여부는) 전문가들과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