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호철 "남북관계 주도기회"

2011-12-21     이재훈 기자

 

 

 대표적인 분단문학작가인 탈북 소설가 이호철(79)씨가 북의 김정일(69)죽음에 대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분단의 아픔과 이산가족 문제를 주로 다뤄온 이씨는 19일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갑작스럽게 사망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며 "남북 관계의 혼란으로 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북한과 왕성한 교류를 통해 중국이나 미국보다 앞서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면서도 "북한이 혼란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남북 관계의 물꼬가 새롭게 트일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김정일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에 대한 내부 평가와 그의 승계구도가 남북관계에 중요하다"고 짚었다. "부분에 집착하기보다 큰틀을 보고 남북관계를 조정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함경남도 원산 출신인 이씨는 1950년 인민군으로 6·25동란에 참전했다가 월남했다. 1955년 소설가 황순원(1915~2000)의 추천을 받아 '탈향'으로 문단에 들어왔다. 1974년 문인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투옥되기도 했다.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받았다. 주요작품으로 '판문점' '소시민' 등이 있다. 지난 3월 신작 소설집 '가는 세월과 흐르는 사람들'을 펴내는 등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한편, 김정일은 지난 17일 현지지도 중 열차 안에서 중증 급성심근경색과 심장쇼크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