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개막‥르노삼성·기아차 2파전

2011-12-21     김훈기 기자

 

 

고유가와 환경 규제로 갈수록 친환경차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 르노삼성차와 기아차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출사표를 던질 수 있게 됐다.

특히 전기차(하이브리드카 포함) 수요가 지난해 94만대에서 올해 100만대 돌파가 예상(솔라앤에너지 조사)되는 상황이어서 이들 업체의 향후 행보가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높다.

지식경제부는 21일 고시개정을 통해 르노삼성차의 'SM3 ZE'와 기아차의 '레이 전기차'를 국내 첫 세제지원 대상으로 지정했다. 내년부터 이 자동차를 소비자가 구매할 경우 각각 420만원, 410만원가량의 할인 혜택을 받게 됐다.

르노삼성차의 'SM3 ZE'는 부가세 포함 차값을 6000만원이라 가정할 경우 모두 420만원이 감면되어 5580만원에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기아차 '레이 전기차'는 차값 4500만원 가정시 410만원이 경감되어 409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경차 혜택을 선택하면 554만원 가량 감면된다.

이에 대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세제지원 방안이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데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원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의 'SM3 ZE'는 2012년에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우선 보급 후 2013년부터 일반에 판매할 계획이다. 생산 계획은 올해 시범 보급을 위해 30대를 양산했으며, 2012년 500대 → 2013년 6000대 → 2014년 1만대 → 2015년 1만3000대 → 2020년 2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에 이어 2012년까지 본사인 르노의 플랫폼 등을 도입해 국내 법규에 맞게 개조한 후 판매하는 방식을 택할 예정이며, 2012년 말부터는 부산공장에서 생산을 위해 준비 중에 있다. 배터리, 모터 등의 주요 부품은 국내 업체와 공동 개발 후 단계별 국산화 할 계획이다.

르노삼성 'SM3 ZE'는 배터리를 탑재하기 위해 기존 가솔린 SM3보다 전장이 약 13㎝ 긴 것이 특징이다. 준중형인 닛산 전기차 리프보다 큰 중형차여서 실내공간이 넓다. 24㎾h의 배터리를 동일하게 탑재했음에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76.2㎞로 우수한 성능을 확보했다.

자세한 제원을 보면 차체는 전장 4750㎜×전폭 1820㎜×전고 1460㎜이며 모터 파워는 70㎾, 최대 토크는 226Nm, 주행 거리 176.2㎞(도시모드 182.6㎞), 최고 속도 134.9㎞/h, 가속 성능 11.5초(0→100㎞/h 도달시간), 배터리 24㎾h(리튬이온, 250㎏)를 사용했다.

닛산 리프와 나머지 성능 역시 거의 동일하거나 약간 열세 수준에 불과하다. 환경공단에서 5개월 동안 약 8900㎞를 시험 주행하며 실증 평가를 했지만 이상 발생 및 가속, 등판능력 등에서 성능 저하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기존 전기차 완속·급속 충전방식에 추가적으로 배터리를 교체해 충전하는 방식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는 완속충전과 배터리교체 방식을 지원하고 있으며, 급속 충전은 2012년 말 부산공장에서 양산 시 추가로 적용될 예정이다.

기아차 '레이 전기차'는 기존 블루온 개발 노하우 및 1년간 블루온 실증결과 등을 활용해 개발된 차량이다. 블루온 개발 때 참여한 129개 협력사가 이번에도 함께 참여했다. 올해 250대를 생산했으며 내년에는 약 2000대를 기아차 서산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박스카인 '레이 전기차'는 현대차 최초의 전기차 블루온(i10 기반)에 비해 무겁지만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통해 동등 수준의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또한 운전자에게 주행정보 등을 제공해 경제운전을 하도록 유도했으며, 충전소 위치 알림정보 등을 통해 짧은 주행거리를 극복하기 위해 배려했다.

주요 제원을 보면 차체는 전장 3595㎜×전폭 1595㎜×전고 1710㎜, 모터 파워 50㎾, 최대 토크 167Nm, 주행 거리 129.7㎞(도시모드 139.1㎞), 최고 속도 135㎞/h, 가속 성능 15.9초(0→100㎞/h 도달시간), 배터리 16.4㎾h(리튬이온)를 사용했다.

편의장치로 가상엔진음이 적용됐는데, 통상 엔진 없이 모터로 움직이는 전기차의 경우 보행자가 차를 인지하지 못해 사고 위험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해 엔진 소리를 일부러 내게 한 것이다.

이밖에 오디오·비디오, 내비게이션 등이 적용됐다. 충전은 블루온과 동일하게 완속충전 6시간, 급속 충전시 25분 가량이 걸린다.

한편 기아차 레이 전기차의 경우 전기차 혜택(410만원)보다 경차 혜택(554만원)이 더 커 논란이 예상된다. 소비자들이 구매 결정시 경차 혜택을 대거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유는 경차의 경우 개별소비세, 교육세, 취득세 등의 세제에 대한 상한치가 없고 전부 면제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경차에 대한 세제 혜택 비율이 더 큰 것은 맞지만, 전기차의 경우 세제혜택과는 별도로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보조금 등의 혜택을 줄 예정이기 때문에 같은 값의 경차와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전기차가 더 많은 가격할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