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전방지역 주민들 긴장…경기 위축될까 우려

2011-12-19     김경목 기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19일 알려지자 강원 전방지역이 긴장감에 휩싸였다.

주민들은 지난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과 같은 위기상황이 벌어질까 긴장하며 사무실과 식당 등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텔레비전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전방지역인 철원과 양구 지역의 시내 거리는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영하로 내려간 기온만큼이나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향민 마을인 속초 청호동의 아바이 마을도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놀라워하며 각종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북한 뉴스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강정성(47·철원군)씨는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지난해처럼 북한이 우리를 위협해 전방지역의 경기가 오랫동안 얼어붙어 주민들이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럴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철원군청의 한 공무원은 "주민들이 동요하거나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차분히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최전방 지역인 철원의 분위기를 전했다.

양구군의 한 공무원은 "김정일 사망 소식에 터미널이나 시내 중심가에서 군인들의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며 "군인들이 지역경기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한 만큼 이번 일로 경기가 위축될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속초 청호동 아바이 마을에 사는 실향민 할아버지는 "경로당에서 텔레비전을 보다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면서 "통일이 곧 될지 그래서 고향에 갈 수 있을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평도 포격 사태 때는 통일전망대를 비롯한 안보관광지의 관광객 출입이 금지됐으나 이날 오후 현재 고성통일전망대와 철원 땅굴 등 주요 안보관광지의 관광객 출입은 평소와 다름 없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오는 23일 고성통일전망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이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군 관계자는 "평소와 같이 통일전망대 출입을 절차에 따라 허용하고 있다"며 "출입 통제와 관련한 지시 및 방침은 내려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긴급 소식에 전군이 비상경계태세 2급에 돌입하면서 장교들의 휴가는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출 외박을 나온 장병들도 긴급 소식을 전해듣고 서둘러 부대로 복귀하는 모습이 전방지역 시내 거리에서 목격되고 있다.

철원, 양구, 인제, 고성 등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의 각 부대들은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북한군의 도발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