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여성단체 항의에 사전투표 홍보웹툰 삭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홍보웹툰을 제작해 사전투표를 독려하려다 여성단체의 항의에 직면, 결국 29일 해당 웹툰을 삭제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달 초 사전투표 홍보 웹툰 '美리미리사전투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만화에 등장하는 여성 주인공은 미인대회 출전을 위해 선거 전날 쌍꺼풀 수술을 하게 되면서 투표를 망설이고 나아가 사전투표 방식이 간단해졌음에도 투표를 귀찮아한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반발했다.
이들은 수차례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이는 여성을 정치·사회문제보다 성형·다이어트 등 외모에만 관심 있는 소위 개념 없는 여성으로 묘사하고 있어 여성비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특히 미인대회 출전은 많은 여성이 겪게 되는 상황이 아님에도 이런 상황설정을 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최근 들어 여성비하 및 혐오 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런 웹툰은 여성을 소위 개념 없는 여성, 시민의식 없는 시민으로 보이게 해 여성비하, 혐오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선관위의)다른 홍보 이미지도 전반적으로 성별고정관념에 기반을 두고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며 "노동자의 선거시간 보장에 대한 정보를 주는 '유권자의 투표시간이 법적으로 보장됩니다' 편에서는 노동자, 고용자 모두 남성으로 그려진다. 또한 '가우스전자 곽백수의 투표시간 보장 이야기' 편에서도 출근 때문에 선거를 못하는 남성에게 남성들이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모습이 그려진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그러면서 "남성은 노동자·고용자이며 직장에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투표를 망설이는 것으로, 여성은 쌍꺼풀 수술을 하기위해 투표를 망설이는 것으로 그려진다"며 "이는 성별고정관념에 기반을 둔 성차별적 홍보"라고 꼬집었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중앙선관위에 ▲美리미리사전투표 홍보이미지 삭제 ▲여성유권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 ▲홍보 이미지, 동영상 등 모든 홍보물에 여성비하, 성별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성차별적 요소가 있는지 전면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그러자 선관위는 해당 웹툰을 삭제했다.
선관위는 보도자료에서 "여러 가지 웹툰 가운데 美리미리 사전투표편의 일부 내용이 미리 투표할 수 있는 사전투표제의 장점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제작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의 소지가 발생하게 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위원회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성명 발표 이후 바로 홈페이지 및 블로그에서 관련 웹툰을 삭제 조치했으며 앞으로 충분한 사전검토와 외부자문을 통해 보편타당한 내용과 논리로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홍보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