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도 얼굴 없는 천사, 6백만원 건네고 황급히 사라져
박달1동 독거노인 가정에 매월 10만원씩 지원하기로.
얼굴 없는 천사가 안양 박달1동을 사랑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 23일 안양시 박달1동 주민센터에서는 조손가정, 독거노인, 장애인 가정을 찾아 10만원 성금증서를 전달했다.(사진 첨부) 그런데 이 증서에는 아주 가슴 따뜻함이 깃들여져 있다.
사연인즉, 지난달 25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50대 여성이 박달1동 주민센터를 찾아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5만원권 현금 6백만원이 담긴 봉투를 창구직원에게 전달하고 황급히 사라졌다.
당시 창구직원에 의하면 이 여성은 부모님이 모두 세상을 떠나 효도를 하고 싶어도 더 이상 할 수 없다며,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말만 남겼다고 한다.
이 여성은 6백만원을 기탁하기 두 달 전 동주민센터를 찾아와 지역에 독거노인이 몇 세대나 되는지를 물어봤던 것으로 확인 결과 드러났다.
이 소식을 접한 박달1동은 주민자치위원장·복지위원을 대상으로 회의를 열어, 우선 백만원을 조손가정, 독거노인, 장애인가정 등 각 1세대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0개월 동안 매월 1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나머지 5백만원도 기부한 여성의 뜻에 따라 홀로 어렵게 사는 노인이나 소외계층을 돕는데 사용할 방침이다.
이종운 박달1동장은 이날 독거노인 가정을 직접 방문해 한 여성 천사의 고귀한 뜻과 함께 성금증서를 전달하자, 노인들은 누군가에게 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답했다.
박달1동의 한 관계자는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 문화가 더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박달1동은 이날 지역에 있는 만안유치원(원장 한현옥)으로 기탁 받은 5십만원으로 선풍기를 구입해, 7세대 독거노인 가정에 전달하기도 하는 등 흐뭇함이 감돌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