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도 얼굴 없는 천사, 6백만원 건네고 황급히 사라져

박달1동 독거노인 가정에 매월 10만원씩 지원하기로.

2014-05-26     박기표 기자

얼굴 없는 천사가 안양 박달1동을 사랑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 23일 안양시 박달1동 주민센터에서는 조손가정, 독거노인, 장애인 가정을 찾아 10만원 성금증서를 전달했다.(사진 첨부) 그런데 이 증서에는 아주 가슴 따뜻함이 깃들여져 있다.

사연인즉, 지난달 25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50대 여성이 박달1동 주민센터를 찾아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5만원권 현금 6백만원이 담긴 봉투를 창구직원에게 전달하고 황급히 사라졌다.

당시 창구직원에 의하면 이 여성은 부모님이 모두 세상을 떠나 효도를 하고 싶어도 더 이상 할 수 없다며,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말만 남겼다고 한다.

이 여성은 6백만원을 기탁하기 두 달 전 동주민센터를 찾아와 지역에 독거노인이 몇 세대나 되는지를 물어봤던 것으로 확인 결과 드러났다.

이 소식을 접한 박달1동은 주민자치위원장·복지위원을 대상으로 회의를 열어, 우선 백만원을 조손가정, 독거노인, 장애인가정 등 각 1세대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0개월 동안 매월 1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나머지 5백만원도 기부한 여성의 뜻에 따라 홀로 어렵게 사는 노인이나 소외계층을 돕는데 사용할 방침이다.

이종운 박달1동장은 이날 독거노인 가정을 직접 방문해 한 여성 천사의 고귀한 뜻과 함께 성금증서를 전달하자, 노인들은 누군가에게 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답했다.

박달1동의 한 관계자는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 문화가 더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박달1동은 이날 지역에 있는 만안유치원(원장 한현옥)으로 기탁 받은 5십만원으로 선풍기를 구입해, 7세대 독거노인 가정에 전달하기도 하는 등 흐뭇함이 감돌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