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최고다, 탓할 구석 없는 '어다리 횟집'
식당가가 분주해지는 5월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가정의달이기 때문이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시끄럽지 않은 오붓한 공간으로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서울 영등포동3가 25번지 2층에 터를 잡은 ‘어다리 횟집’(02-2679-0000)은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시킨다. 입지도 좋다. 영등포역 5번 출구에서 걸어갈 수 있다. 손님이 많으므로 예약을 권한다.
모든 공간이 룸으로 돼 있다. 일행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데 아무런 방해도 없다. 좌석도 좌식과 테이블 중 선택할 수 있다. 친절한 직원의 안내를 받고 들어서면 물 컵과 앞 접시, 수저 세트 등이 세팅돼 있다. 에어컨, 난방기 등이 설치돼 있어 온도조절도 쉽다.
메뉴는 코스로 즐길 수 있다. 모둠회·광어·우럭(8만5000원·2인, 11만원·3인, 13만원·4인)과 농어(9만원·2인, 12만원·3인, 14만원·4인) 세트를 비롯해 광어+도미, 우럭+도미, 농어+도미 세트도 다. VIP어다리스페셜(15만원·2인)에는 랍스터(1인 200g 이상)가 등장하며 도미, 감성돔, 줄돔 중 회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가장 먼저 테이블에 오르는 건 들깨죽이다. 허기진 배를 달래고 나면 한결 속이 편해진다. 죽을 다 먹을 때쯤이면 바로 다음 코스인 문어숙회가 등장한다. 각종 야채와 문어를 소스에 잘 버무렸다. 함께 내온 레몬이 상큼한 맛을 더하며 소고기버섯철판구이는 문어숙회를 먹는 동안 옆에서 노릇노릇 익는다.
인원에 맞게 등장하는 고구마연어샐러드도 별미다. 훈제연어 위에 고구마, 그 위에 무순과 소스를 쌓아 올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입안에서 고구마의 달콤함과 연어의 고소함, 무순의 깔끔함이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참치다다키, 통오징어튀김, 날치알롤, 생새우초밥, 우동, 게튀김, 조개찜 등이 쉬지 않고 등장한다.
메인 회가 나오기 전에 눈을 동그랗게 만드는 것은 모둠 해산물이다. 다슬기, 강낭콩 등 구색을 갖추기 위한 밑반찬이 전부가 아니다. 연어회, 조개회, 멍게, 가리비, 새우 등이 한 상에 차려진다. 여느 횟집에서는 따로 주문해야 맛볼 수 있는 싱싱한 낙지회를 푸짐하게 갖다 준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듬뿍 담아준 이 접시만 비워도 배가 부르다. 이곳에서 처음 맛본 초소라는 졸깃하면서도 간이 잘 배어났다.
어떤 음식인지 잘 설명해주는 종업원의 서비스도 최상급이다. 이곳 밑반찬 중 가장 인기는 통우럭튀김이라고 한다. 우럭을 그대로 튀겨 내온다. 식탁 위에서 갈기갈기 분해되는 걸 목격할 수 있다. 고소한 튀김과 부드러운 살이 입안에 녹아든다.
메인 회는 옥돌에 세팅돼 등장한다. 온도를 차갑게 유지하기 위해 옥돌을 사용한다. 차가운 돌 덕분에 음식점의 신뢰도가 높아진다. 잘 썰려나온 회를 한 입 씹으면 신선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차갑고 잘 썰려 나온 회의 식감이 일품이다. 작은 부분 하나까지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메뉴를 꾸린 배려가 느껴진다.
회를 다 먹으면 튀김과 매운탕, 알밥이 나온다. 무엇하나 놓치기 아까울 정도로 맛있다. 하지만 워낙 반찬이 많아 뒤로 갈수록 식탐은 떨어진다. 풀 코스를 마치고 나면 돈이 아깝지 않다.
오전 11시부터 밤 10시30분까지 문을 연다. 주차는 바로 앞 한국마사회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