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최고다, 탓할 구석 없는 '어다리 횟집'

2014-05-18     박영주 기자

식당가가 분주해지는 5월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가정의달이기 때문이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시끄럽지 않은 오붓한 공간으로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서울 영등포동3가 25번지 2층에 터를 잡은 ‘어다리 횟집’(02-2679-0000)은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시킨다. 입지도 좋다. 영등포역 5번 출구에서 걸어갈 수 있다. 손님이 많으므로 예약을 권한다.

모든 공간이 룸으로 돼 있다. 일행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데 아무런 방해도 없다. 좌석도 좌식과 테이블 중 선택할 수 있다. 친절한 직원의 안내를 받고 들어서면 물 컵과 앞 접시, 수저 세트 등이 세팅돼 있다. 에어컨, 난방기 등이 설치돼 있어 온도조절도 쉽다.

메뉴는 코스로 즐길 수 있다. 모둠회·광어·우럭(8만5000원·2인, 11만원·3인, 13만원·4인)과 농어(9만원·2인, 12만원·3인, 14만원·4인) 세트를 비롯해 광어+도미, 우럭+도미, 농어+도미 세트도 다. VIP어다리스페셜(15만원·2인)에는 랍스터(1인 200g 이상)가 등장하며 도미, 감성돔, 줄돔 중 회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가장 먼저 테이블에 오르는 건 들깨죽이다. 허기진 배를 달래고 나면 한결 속이 편해진다. 죽을 다 먹을 때쯤이면 바로 다음 코스인 문어숙회가 등장한다. 각종 야채와 문어를 소스에 잘 버무렸다. 함께 내온 레몬이 상큼한 맛을 더하며 소고기버섯철판구이는 문어숙회를 먹는 동안 옆에서 노릇노릇 익는다.

인원에 맞게 등장하는 고구마연어샐러드도 별미다. 훈제연어 위에 고구마, 그 위에 무순과 소스를 쌓아 올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입안에서 고구마의 달콤함과 연어의 고소함, 무순의 깔끔함이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참치다다키, 통오징어튀김, 날치알롤, 생새우초밥, 우동, 게튀김, 조개찜 등이 쉬지 않고 등장한다.

메인 회가 나오기 전에 눈을 동그랗게 만드는 것은 모둠 해산물이다. 다슬기, 강낭콩 등 구색을 갖추기 위한 밑반찬이 전부가 아니다. 연어회, 조개회, 멍게, 가리비, 새우 등이 한 상에 차려진다. 여느 횟집에서는 따로 주문해야 맛볼 수 있는 싱싱한 낙지회를 푸짐하게 갖다 준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듬뿍 담아준 이 접시만 비워도 배가 부르다. 이곳에서 처음 맛본 초소라는 졸깃하면서도 간이 잘 배어났다.

어떤 음식인지 잘 설명해주는 종업원의 서비스도 최상급이다. 이곳 밑반찬 중 가장 인기는 통우럭튀김이라고 한다. 우럭을 그대로 튀겨 내온다. 식탁 위에서 갈기갈기 분해되는 걸 목격할 수 있다. 고소한 튀김과 부드러운 살이 입안에 녹아든다.

메인 회는 옥돌에 세팅돼 등장한다. 온도를 차갑게 유지하기 위해 옥돌을 사용한다. 차가운 돌 덕분에 음식점의 신뢰도가 높아진다. 잘 썰려나온 회를 한 입 씹으면 신선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차갑고 잘 썰려 나온 회의 식감이 일품이다. 작은 부분 하나까지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메뉴를 꾸린 배려가 느껴진다.

회를 다 먹으면 튀김과 매운탕, 알밥이 나온다. 무엇하나 놓치기 아까울 정도로 맛있다. 하지만 워낙 반찬이 많아 뒤로 갈수록 식탐은 떨어진다. 풀 코스를 마치고 나면 돈이 아깝지 않다.

오전 11시부터 밤 10시30분까지 문을 연다. 주차는 바로 앞 한국마사회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어다리 횟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