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자치단체장 판세는?

2014-05-16     류길호 기자

6·4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권 심판론'이 부각되면서 야당이 유리한 국면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참사에 야당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위기가 정치권 전체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지며 무당층이 급증해 결국 이들의 표심이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서는 17개 광역단체장 중 새누리당은 영남을 비롯해 대전과 제주에서 우세하고 야권은 호남을 비롯해 서울, 충남에서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와 인천, 부산, 강원 등은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에서 어느 당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지방선거 승패가 갈릴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관건은 무당파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 조사 결과 서울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38.7%로 지난 3월 조사(52.2%)에 비해 13%포인트 이상 추락했지만, 빠진 지지율이 야당의 지지율로 편입되진 않았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3.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대신 여야 어느 곳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은 20.7%로 불어났다.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여론조사에서는 '지지 정당이 없다' '모름·무응답'이라고 답한 이른바 '무당파'가 35.4%로 새누리당, 새정치연합의 지지율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결국 이들의 마음을 얻는 쪽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서울에서는 야당이 앞서고 있고, 경기에서는 여당이 우세한 가운데 야당과의 지지율이 좁혀지고 있다. 인천에서는 초접전 상태다. 이에 따라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지속되고 여당이 묘수를 찾지 못하면 야권이 수도권 세 곳 모두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특별시장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10~20%포인트 가량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는 세월호 침몰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데다 정 후보의 아들이 이와 관련해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고 말해 논란이 일어 정 후보 지지율이 급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에서는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를 앞서곤 있지만 지지율 차이가 점차 좁혀지는 상황이다.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지지도와 인기도가 높은 남 후보가 지지율 1위로 독주했으나 세월호 참사의 여파와 새정치연합 경선의 컨벤션 효과로 김 의원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김 후보는 다양한 국정운영 경험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천광역시는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마다 엎치락뒤치락 하며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 후보의 경우 전 안전행정부 장관으로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책임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이나 인천 지역의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은 편이어서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부산광역시는 무소속 후보인 오거돈 전 장관과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 간의 단일화 여부가 관건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무소속 후보 간 3파전 형태인 현 상황에서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오 전 장관의 지지율이 만만치 않다. 특히 오 전 장관과 김 후보가 단일화해 야권 표가 결집되면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강원도에서는 현 지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최문순 후보가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강원도는 여권 성향의 유권자가 많아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한 지지율이 낮은 지역이다. 또 '안보 정서'가 강한 지역이어서 승부를 예상하기 힘들다.

대구광역시도 접전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아성인 대구이지만 권영진 후보가 친이명박계에 서울 초선 출신이어서 아직 대구지역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수성갑 지역에 출마해 40%의 지지를 얻으면서 지역주의 타파의 쇄신적 이미지를 갖고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충청북도에선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충북은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이지만 이시종 현 충북도지사의 도정운영 지지율도 높은 편이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새누리당 유한식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이춘희 후보를 다소 앞서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의 여파와 유 후보가 세월호 애도 분위기 속에서 유 후보가 술자리에 참석한 사건도 있어 격차가 좁혀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야권 텃밭인 광주광역시장의 경우 야당의 승리는 당연시되는 대신 어느 후보가 당선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후보가 전략공천된 가운데 이에 대한 반발로 탈당한 강운태·이용섭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하기로 함으로서 결과를 예상할 수 없게 됐다.

단일화를 하더라도 제1야당의 후보인 윤 후보에게 당이 직접적 지원을 하면 윤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과 논란의 중심이었던 윤 후보보다는 지역 내 지지 기반이 튼튼한 단일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충청남도에선 현 지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후보가 높은 지지도와 인물 경쟁력을 앞세워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를 앞서고 있다.

대전광역시는 새누리당 박성효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권선택 후보보다 우세한 분위기다.

전통적 여권 텃밭인 경상북도는 새누리당 김관용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오중기 후보를, 경남도는 홍준표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후보를 앞설 것으로 보인다. 울산광역시도 새누리당 김기현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범 후보를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 야권 텃밭인 전라북도는 새정치민주연합 송하진 후보가 새누리당 박철곤 후보를 앞설 것으로 보이며 전라남도는 새정치민주연합 이낙연 후보가 새누리당 이중효 후보를 앞설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