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도 짬짜면처럼, 하프&하프…이태원 '비스트로 알리'

2014-05-12     박영주 기자

부자 피자, 테이스팅 룸, 바다 식당, 카페 펭귄…. 서울 이태원 맛집들에서는 기다림이 상식이다. 가뜩이나 잘 되는 집들이 매스컴을 타면서 더욱 붐비게 됐다. 점심시간이 지났다고 무턱대고 찾아갔다가는 발길을 되돌리기 일쑤다. 땅값 좀 나가는 지역이다 보니 음식가격도 비싼 편이다.

이태원 꼼데가르송 뒷길 ‘비스트로 알리’(02-798-2460)에서는 상대적으로 ‘착한’ 가격에 맛있는 피자와 파스타를 즐길 수 있다.

내부는 깔끔하다. 벽돌 외벽과 회색 바닥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정면으로 통유리가 펼쳐져 빛도 잘 들어온다. 비가 오는 날에도 운치를 즐기며 음식을 맛보기에 좋다. 테이블은 10석이 전부다. 규모가 크지 않아 조용하다. 전체 금연석이고, 환풍기가 곳곳에서 돌아가 쾌적하다.

자리를 잡고 음식을 시키면, 허기를 바로 달랠 수 있는 브레드가 나온다. 따뜻한 오징어먹물 빵은 담백하고 쫄깃하다. 바삭하게 구운 마늘향이 솔솔 풍기는 바게트에 다진 토마토를 올린 마늘 바게트 브루스게타도 일품이다. 웃고 있는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에센스가 기분을 좋게 해준다.

스테디메뉴인 시저샐러드(1만3000원)는 로메인에 베이컨을 얹어 시저드레싱을 얹었다. 접시 양쪽을 토마토로 장식했으며 그 위에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뿌렸다. 로메인이 통째로 등장해 푸짐해 보인다. 베이컨과 샐러드가 잘 조화돼 입안에 머문다. 몸에 좋은 토마토는 상쾌한 맛을 담당하고 있다. 다른 레스토랑과 달리 겹겹이 드레싱이 묻어나 맛의 조화가 좋다.



그린샐러드, 토마토, 소고기안심, 양송이, 크림발사믹소스로 맛을 낸 만조샐러드(1만5000원)도 인기 메뉴다. 페다치즈, 올리브, 토마토파프리카, 양파. 비네거드레싱으로 만든 그릭샐러드(1만3000원), 훈제연어샐러드(1만6000원), 카프레제샐러드(1만7000원)도 마련돼 있다.

아마트리치아나 스파게티(1만4000원)는 양파, 베이컨, 홍합, 버섯을 이용해 매콤한 칠리 토마토소스에 버무렸다. 먹기 힘든 매운맛이 아니다. 입안에 적당한 매콤함이 감돈다. 널찍한 큰 흰 그릇에 보기 좋게 담아 맛을 완성시킨다. 새콤하고 단맛이 적은 오이피클과 비트물을 들인 무 피클이 나와 느끼함을 덜어낸다.

음식을 주문하고 스파게티가 나오기까지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소고기안심, 양파, 양송이, 토마토소스로 맛을 낸 만조스파게티(1만5000원), 시원한 모시조개로 맛을 낸 봉골레 올리브 스파게티(1만5000원)는 이곳의 대표 메뉴다.

신메뉴 ‘하프 & 하프’(1만8000원)도 찾는 손님이 많다. 두 종류의 피자를 한 판에 담았다. 크림소스, 마늘, 고르곤졸라치즈, 블랙올리브, 모차렐라치즈, 양파를 얹은 갈릭고르곤졸라 피자(1만6000원)와 토마트소스, 로메인, 닭가슴살, 홀그레인머스타드로 맛을 낸 알리치킨 샐러드 피자(1만6000원)의 맛 궁합이 좋다. 재료를 아끼지 않아 식감도 풍부하다.



특히 갈릭 고르곤졸라는 구운 마늘과 올리브 치킨, 고르곤졸라 치즈가 듬뿍 들어가 간이 잘 맞으며 쫄깃한 데다 치즈향도 물씬 풍긴다. 같이 나온 꿀을 찍어 먹으면 달콤함까지 입안에 감돈다.

피자는 셰프들이 오픈 키친에서 조리한다. 토핑을 올리는 모습이 정갈하게 보여 청결함과 신뢰감을 더한다. 옆에 놓인 아기자기한 화덕에서 바로 익혀 바삭하고 따뜻한 피자를 맛좋게 즐길 수 있다.

연중무휴이며 오전 11시부터 밤 12시까지 문을 연다. 주차는 발레파킹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