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2030 이민정책' 발표…"출입국 확대…이민청, 행정적 부담"

저숙련·저임금 아닌 중장기 전략 마련 전문 기술 비자 신설…임금자문위 설치 "이민정책, 국가 경제 기여하도록 추진"

2026-03-03     김영수 기자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3일 외국인 우수인재 비자 발급 대상을 늘리고 소상공인도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30 이민정책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저출생·고령화 심화 속 이민정책이 기존의 저숙련·저임금 외국인 근로자 유치 활용 방식에서 벗어나 중장기 국가전략 차원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판단하에 이번 전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2030 이민정책 미래 전략'은 해외 고급인재 유치, 민생경제 활성화, 안전한 국경 관리, 국민이 공감하는 사회통합, 외국인 인권 보호까지 포괄하는 2030년까지의 이민정책 방향과 기준을 포함한다.

법무부는 우선 외국인 우수인재 범위를 넓히고, 지역 기술 인력을 국내에서 양성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첨단산업 등 최고 우수인재의 정착을 지원하는 '톱티어(Top Tier) 비자' 발급 대상을 반도체, AI, 로봇 등 8개 첨단산업의 '기업체 인력'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교수·연구원'까지 확대한다.

또 국내 전문대학(제조업 관련학과)에서 중간기술 수준의 외국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육성형 전문 기술 인력 비자(E-7-M)', 소위 'K-CORE 비자'를 신설해 지역 제조업의 인력난이 해소될 수 있게 지원한다.

소상공인·농어업 인력난 해소에도 집중한다.

법무부는 인구 감소 지역에 외국인이 찾아올 수 있도록 취업·창업 정보 제공, 사회통합 교육, 자녀 보육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 이민 패키지 프로그램'을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상권 활성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소상공인도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게 하는 '지역 활력 소상공인 특례제'도 시범 도입한다.

기업 활동과 인재 유치 지원을 위해 기업인과 고용주, 외국인이 비자 체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취업비자체계(E계열 비자 10종, 39개)를 산업 유형에 따라 고·중·저숙련의 3개로 단순화한다.

각종 체류 허가 신청 서류 준비(1차 검토) 및 전자적 신청은 출입국·외국인청(사무소)에 등록된 변호사·출입국 대행 기관을 통하게 하는 '출입국 민원 대행'을 활성화하여 민원 서비스 품질과 처리 속도를 향상할 계획이다.

기업의 외국인 고용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해외 우수인재의 신속 유치를 지원할 헤드헌팅 기관 등 '외국 인재 유치기관 등록제'도 도입한다.

과학자, 스포츠 선수 등 분야별 우수인재 유치 확대를 위해 변호사 등 공인된 사람이 국적(귀화 등) 신청을 대리·대행할 수 있도록 국적법령을 개정한다.

외국인을 유입하면서도 국민 일자리는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 유입 규모 산정 대상을 취업비자 외에 다른 유형(유학·연수, 가족 이민, 사업 투자, 관광 비자)으로도 확대한다.

국민의 일자리와 근로조건(임금) 등 보호를 위한 산업 유형별, 외국인력 유형별 임금 요건(하한선)을 설정할 수 있도록 법무부 장관 소속의 '외국인 임금 자문위원회(가칭)' 설치·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외국인력을 합법적으로 고용하고 인권 보호와 체류 관리를 잘하는 성실기업에게 외국인력의 체류연장 자동승인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법무부장관 명의의 'K-Trust기업 체류·고용 인증제(가칭)'를 도입한다.

국내 체류외국인의 사회 적응력을 높이고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장기 거주 외국인에게 사회통합프로그램 교육을 의무화하고, 장기 거주 희망자에게는 입국 전 한국어 교육을 제공한다.

이주 배경 아동·청소년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점을 감안해 초·중·고등학교 안팎에서 한국어 교육 및 공교육 진입 지원을 강화하고, 다문화사회 전문가·사회통합 멘토단 등을 활용한다.

'외국인 인권 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를 법제화하고, 신고 접수창구를 상설 운영해 임금 체불, 부당 대우 등 피해 외국인의 안정적인 체류를 보장하고, 임금 체불 고용주에 대해선 외국인 근로자 초청·고용을 제한한다.

이민정책 기획·집행 역량을 강화하고, 국정 기조에 맞춘 시책을 추진하기 위해 법무부 내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도 확대 개편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당초 이민정책을 담당하는 이민청 신설 관련 논의가 있었던 데 대해 "이민청이 됐을 때 인사나 예산에 맞는 과가 독립적으로 필요하다"며 "행정적으로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이 출입국 관련 법 시행규칙 개정권을 가지고 있다"며 "(이민 관련 기구를) 독립시키는 것보다 법무부 안에서 차관급으로 정무 기능을 강화하는 게 이민정책에 대한 집행 기능을 강화하는 장점이 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외국인 지원에 대한 국민 반감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이 납부하는 각종 체류 허가 수수료 등을 재원으로 하는 '이민자 기여 사회통합기금(가칭)' 신설을 관계 부처와 협의 등을 거쳐 중장기 검토할 방침이다.

정 장관은 "국민주권정부의 이민정책은 우리 사회의 법질서 안정과 국민적 공감대라는 기반하에 설계되어야 한다"며 "이민정책이 국가 경제와 민생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각각의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