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등 주가에 ‘미국의 이란 공습’ 초대형 변수, 온기 지필 대책 마련해야
코스피(KOSPI) 지수가 6,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하루 만인 지난 2월 26일, 다시 6,300선을 넘어서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쾌거(快擧)가 이어졌다. 지난 3월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3.14포인트(-1.00%) 하락한 6,244.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NVIDIA)’의 급락세가 영향을 미치며 7거래일 만에 하락했지만, 일주일 사이에 ‘6,000 피(PI)’를 넘어 한때 6,300선까지 도약하며 한 주(2월 23~27일)간 7.5% 상승했다. 수급상으론 외국인이 팔면 개미들이 이를 받아 지수를 지탱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지난 한 주간 외국인은 코스피 지수를 11조 8,640억 원 순매도했다. 지난 2월 27일에는 하루 만에 6조 8,280억 원 팔며 지난달 5일 기록한 일일 역대 최대 순매도를 갈아치웠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와 로봇 등 AI 관련주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엔비디아(NVIDIA)’의 역대급 실적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 주간 각각 14%, 12% 급등하며 ‘20만 전자’와 ‘100만 닉스’를 굳혔다. 현대차와 LG전자 등도 ‘엔비디아(NVIDIA)’ 발(發) ‘피지컬 AI(Physical AI)’ 모멘텀(Momentum) 영향으로 주중 신(新)고가를 기록했다. 분명 반기고 환영할 일임에 틀림이 없다.
작년 수출액도 7,000억 달러 돌파라는 전무후무(前無後無)한 미증유(未曾有)의 대(大)기록을 세웠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총수출은 7,097억 달러를 기록하며 한국은 수출 7,000억 달러 돌파 국가에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여섯 번째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18년 수출액 6,000억 달러 달성 이후 7년 만에 이뤄낸 개가(凱歌)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습하면서 글로벌 경제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측의 충돌이 전면전 양상으로 흘러가게 되는 경우 지난해 6월 발생한 ‘12일 전쟁’보다 원유와 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AI 수익성 우려와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증시를 압박한 가운데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이란 공습의 전개 양상이 어디로 흐를지 아직은 불확실한 가운데, 그동안 「상법」 개정, 시장구조 개선 등 정부 정책이 더해지면서 외풍을 견딜 수 있는 경제 여건과 코스피가 보여온 대외 리스크(Risk)에 대한 견고한 ‘펀더멘털(Fundamental │ 기초체력)’ 그리고 ‘밸류에이션(Valuation │ 평가 가치)’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 경제의 활황은 여전히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하지만 화려한 수치들이 무색하게 많은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제는 싸늘히 식어 냉골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월 26일 중소기업중앙회 총회에서 김기문 회장은 “이런 (주가, 수출) 성과는 일부 대기업에만 집중돼 있다.”라며 중소기업과 자영업,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것이 민생 경제 현장의 실상에 가까울 것이라는 평가라는 인식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회원 중소기업협동조합 및 관련 단체 대표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4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밝혔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이날 “올해는 금융·유통 분야의 상생과 협동조합의 중소기업 지원 역할 강화,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지방 주도 성장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자세로 ‘중소기업 전성시대’를 함께 열어 나가자!”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지수는 4,700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추산한 지수(4,568)에 그제까지 상승분과 괴리율을 반영한 수치다. 코스피 지수는 ‘5,000 피(PI)’ 달성 한 달여 만에 6,000선을 돌파했지만, 그 화려함의 이면에 짙게 드리운 ‘지수 착시’가 없지 않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국의 ‘개미’들 사이에 달아오르는 증시에서 ‘나만 소외된다’라는 이른바 ‘포모(FOMO │ 소외 공포)’ 심리가 확산하며 앞다퉈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고 경고음을 냈다. 증시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한국은행도 전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미 관세 및 통화정책 불확실성 부각 등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경고음을 냈다. 지난해 11월 블룸버그(Bloomberg) 통신도 “한국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매수가 급증하며 변동성이 심화하고 있다.”라고 비상벨을 울렸다. 물론 정부의 유연하고 노련한 선제 대응을 믿어야만 한다. 부동산 시장에 묶인 돈을 주식시장으로 투자의 중심을 옮기겠다는 ‘머니 무브(Money move)’ 통로를 꾸준히 정비해 온 것이 눈에 띄는 성과로 결실을 거두기 시작했다. 게다가 강남 3구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하고 용산도 내림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동력을 발판으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얻고 선진 경제 대국으로 발전하고 비상하고 웅비하기를 바라고 원한다.
하지만 작금의 우리 경제는 대기업·수출기업 호황의 ‘낙수 효과’는 특별한 도드라짐 없이 실물 경제의 모세혈관이 막혀가는 양상을 보인다는 시각이 없지 않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 2월 26일 발표한 ‘KOSI 중소기업 동향 2월호’에 의하면 중소제조업 생산은 전년 같은 달보다 3.9%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조업 일수가 전년 같은 달보다 하루 늘었으나 금속가공 등에서 생산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이렇듯 반도체 등 소수 업종이 주도하는 수출 호황의 그늘막 아래 안주하면서 한국 경제를 밑에서 떠받치는 상당히 많은 업종이 마이너스(-) 실적에 빠져 있다. 라는 분석이다. 건설·석유화학 같은 내수 산업은 혹독한 칼바람을 맞고 있고, 미국발(發) 관세 정책의 변동성(Volatility)까지 더해져 고전(苦戰) 중이다.
증시 호황이 소비를 자극하고 이것이 기업 투자와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는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傍證)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KOSI │ 중기연)이 지난 2월 26일 발표한 ‘KOSI 중소기업 동향 2026년 2월호’에 따르면 올해 1월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는 333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만 1,000명 늘어났다. 그러나 중소기업(300인 미만 업체) 취업자 수는 2,464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 3,000명이나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드는 ‘고용 양극화(兩極化 │ Polarization)’가 벌어졌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월 11일 발표한 ‘2026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98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 8,000명 증가했다. 이는 2024년 12월(-5만 2,000명↓)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지난해 9월 31만 2,000명에 달했던 증가 폭은 4개월 만에 절반 이하 수준으로 축소되며 고용 증가세가 뚜렷하게 둔화(鈍化)하는 모습이다. 소득이 흔들리니 소비가 살아날 리는 당연히 만무(萬無)하다. 지난해 실질 소비 지출은 5년 만에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지난 4분기 기준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벌어들인 돈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살림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금융 채무 불이행자가 7년 만에 최고치인 1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90일 이상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무려 93만 5,801명으로 집계됐다. 주가지수는 6,300을 뚫고 있는데,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이 생산을 줄이고 수많은 서민이 빚으로 지탱하며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 코스피 6,000이라는 화려한 숫자가 누군가에게는 자산 증식의 기회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상대적 박탈감과 부채 부담으로 남는다. 지수 상승의 환호 뒤에서 청년층의 신용 기반이 흔들리며 울고 있다는 경고음은 당연히 가볍지 않다. 지표는 웃고, 현장은 우는 ‘디커플링(Decoupling │ 탈동조화) 경제’가 결단코 지속 가능하지는 않다. 무엇보다 정부는 얼어붙은 민생 경제 현장에 온기가 살아나 지펴지도록 만들 근본적인 방안을 깊이 고민하고 치밀히 모색해야만 한다.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은 국지전을 넘어 전면전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유가 급등·항공편 중단·해운 운임 상승이 ‘장기화’가 몹시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쟁이 길어지면 원유의 70% 이상, 천연가스의 3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 치명적일 게 명약관화(明若觀火)해 보인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Strait of Hormuz)을 봉쇄하고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 무역수지 악화와 수입 물가 급등이라는 이중고(二重苦)에 직면하게 된다. 이미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 속에 1,400원대 고환율이 고착화(固着化)하면서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 │ 기초체력)’에 큰 부담이 되는 터다.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의 수출에 기대어 성장하고 있는데 중동발(發) ‘오일 쇼크(Oil Shock)’까지 겹치게 되면 그 충격 여파는 가늠하기조차도 참으로 어렵다.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의 생산원가 부담은 결국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 Stagnation + Inflation)’을 유발할 위험성마저 있다.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해 경제의 안전판을 단단히 고정하고 안전 방파제를 높이 구축하는 것은 물론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 │ 대규모 자연재해 등의 발생 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비상계획)’을 서둘러 수립하고 경제 상황 전반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통제·관리하는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로 작동하는‘경제 워룸(War room │ 전쟁 시 군 통수권자와 핵심 참모들이 모여 상황을 파악하고 작전을 협의하는 곳)’을 설치하여 다각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즉각 가동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범국가적 비상 대응체계를 24시간 운영하고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게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환율 급등 등 금융 시장의 변동성도 수시로 점검하고 필요시 과감하게 시장 안정 조치도 취해야만 한다.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임을 각별 유념하고 선제적이고 치밀한 준비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으로 중동발(發) 경제 쇼크에서 우리 경제를 선제적으로 지켜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