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압박 한 달…서울 급매 늘었지만 거래는 온도차
서울 전체 아파트 매물, 지난달 23일 대비 25% 증가 거래도 확대…한 달간 토지거래허가 5452건→7369건 “3~4월 중순 강남권 추가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도”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세제·금융 부담을 강화하며 ‘다주택 처분’ 기조를 본격화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시장에 나온 매물은 전반적으로 늘어나며 공급 물량이 확대되는 모습이지만, 실제 거래 흐름은 지역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움직이면서 거래가 늘어난 반면 강남권 등 선호 지역에서는 급매 위주로 간헐적인 거래만 나타날 뿐 매물 적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5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333건으로 1월 23일(5만6219건)과 비교해 25.1%(1만4114건) 증가했다.
자치구별로 매물 증가세는 강남권에서 두드러졌다. 성동구(58.7%), 송파구(46.5%), 강동구(42.8%)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하위 3개 구는 금천구(6.3%), 강북구(7.5%), 구로구(8.5%)로 증가율이 한 자릿수대에 그쳤다.
물량이 늘면서 거래도 함께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광장에 공개된 주거용 토지거래허가 건수를 분석한 결과 1월 23일부터 2월 25일까지 서울의 총 허가 건수는 7369건으로 직전 한 달(12월 20일~1월 22일) 5452건보다 35.2% 늘었다. 서울은 지난해 10·15대책 이후 전 지역에서 매매계약 체결 전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허가 건수를 통해 시장의 잠재적 거래 물량을 파악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제 변수와 함께 금융 규제가 거래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강남3구와 한강벨트 등 이른바 상급지보다 외곽 지역에서 매수세가 더 빠르게 유입되는 배경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서울 동남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3억3527만원이다. 10·15 대책으로 현재 15억 초과~25억 이하 주택의 경우 최대 대출 한도가 4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평균 가격대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19억원 가량을 자력으로 조달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자금 부담이 큰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외곽·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시장에선 추가 가격 조정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강남3구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출회되고 일부는 거래로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전반적으로 매도·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한 분위기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현재 강남권 급매물의 경우 매수자와 매도자간의 호가 간극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 본 계약을 해야 하는 매도자들의 움직임으로 3~4월 중순 추가적인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매물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