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연장’ 규제 검토 고심 중인 금융당국

다주택자 대출 만기연장 관련 2차 점검회의 개최 RTI 강화시 임대사업자 대출 연장 어려워질 수도 금융당국, 세입자 보호 최우선으로 대책 강구 방침

2026-02-19     박두식 기자
▲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연장 규제를 검토 중인 금융당국이 향후 세입자에게 미칠 영향도 검토하고 있다. 대출 상환을 못 하면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 세입자의 주거 불안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날 다주택자 대출 만기연장과 관련해 금융권 2차 점검회의를 연다. 금융위원회 과장급, 금융감독원 국장급, 금융회사 여신 담당 실무진들이 참석해 실무 논의를 한다.

금융당국은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연장을 두고 ‘금융특혜’라고 잇달아 비판한 만큼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주택자 개인 주담대 만기는 30~40년이므로 연장 이슈가 크지 않다. 따라서 당국은 3~5년 만기 후 1년 단위로 연장하는 임대사업자 대출을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임대사업자 대출을 만기연장할 때마다 심사를 더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예컨대 임대사업자 최초 대출 시에만 따져보는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규제를 매년 연장할 때마다 적용하는 방식이다.

RTI는 임대사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 비용으로 나눈 지표다. 규제 지역은 1.5배, 비규제 지역은 1.25배로 규제되고 있다. 즉, 규제 지역에서 연간 이자 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임대 소득이 최소 1500만원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내용의 임대사업자 대출 연장 제한을 검토하면서 세입자 보호 방안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규제가 강화된 상태에서 금리상승과 공실로 임대 소득이 줄어들면 임대사업자는 대출 연장을 못하고 결국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집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임대사업자 대출연장 심사를 더 강화할 수 있다”며 “다만 연장이 안 되면 사업자는 대출 상환을 위해 주택을 급매로 내놓아야 하는데, 문제는 일정 기간 매도를 못할 경우 은행 근저당 설정에 따라 경매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매로 넘어갈 경우 권리 관계가 복잡해져 세입자 입장에선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며 “보증금 반환이 안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RTI 규제 강화로 임대료 인상이나 전세의 월세 전환을 통해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금융당국은 세입자 보호 방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입자 주거가 불안정해질 수 있는 만큼 세밀하게 살펴볼 것”이라며 “금융회사의 임대사업자 대출 담당들을 만나 대출 현황을 우선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