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여야 대표 오찬, 장동혁 불참으로 무산…靑 “매우 유감, 협치 기회 놓쳐”
靑 “국회 상황과 연계 부적절” 정청래 “국민·대통령에 대한 예의 없어” 장동혁 “칼 숨기고 악수 청하는 것에 응할 수 없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양당 대표의 오찬 회동에 불참하면서 회동은 예정 시간 1시간 전에 불발됐다.
장 대표는 전날 청와대에 오찬 참석을 통보했지만 이날 오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이 참석을 재고하라고 요청하면서 논의 끝에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
전날 저녁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이 반대했던 대법관 증원법과 재판소원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회동 전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발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어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재판 소원을 허용하는 법률과 대법관을 증원하는 법률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며 “한 손으로는 등 뒤에 칼을 숨기고, 한 손으로는 악수를 청하는 것에 대해 응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은 여야 대치가 격화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9월8일 이후 157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설 연휴를 앞둔 시점인 만큼 국민들을 향해 정치 복원과 통합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번 회동에 대해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국정 전반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했다.
당장 국회 협조가 절실한 대미투자특별법 등 관세협상 문제와 광역 단위 행정통합, 부동산 정책, 민생 입법 처리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대통령은 특히 여야 협력을 통해 국회 입법에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회의 입법 속도가 느리다는 취지로 거듭 메시지를 발신했다.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도 “현재와 같은 입법 속도로는 국제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국회를 향해 입법 속도전을 재차 주문했다.
하지만 회동이 무산되자 청와대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회 상황과 연계해서 대통령과 약속된 일정을 취소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국회 일정과 상임위 운영 관련된 것은 여당이 알아서 하는 일”이라며 “청와대가 어떠한 형태의 관여 또는 개입한 건 전혀 없다. 국회 상황을 대통령실(청와대)과 연계해서 설명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홍 수석은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며 “그런 점에서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 깊은 아쉬움을 전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이재명 정부는 상호 존중과 책임 있는 대화를 통해 협치의 길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협치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이번 회동 불발로 여야의 대치가 계속돼 민생 입법 처리도 지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국힘, 정말 노답(답이 없다)이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