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말레이시아와 맞손… '동남아 스캠' 공조 본격화

초국가 온라인 사기 척결 위한 치안 협력 양해각서 스캠 범죄 대응 기법 공유·범죄 수익 환수 협력

2026-02-04     박두식 기자
▲ 경찰청. /뉴시스

초국가 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을 둘러싼 한·말레이시아 경찰 공조가 공식화됐다.

경찰청은 4일 말레이시아 경찰청과 초국가범죄 대응을 위한 치안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서울에서 모하드 칼리드 빈 이스마일 말레이시아 경찰청장과 치안 총수 회담을 열고 '경찰청-말레이시아 정부 간 초국가범죄 대응을 위한 치안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번 MOU에는 동남아 스캠 단지 등 초국가범죄에 대해 ▲신속한 정보공유 ▲공동작전 수행 ▲도피사범 검거·송환 등 구체적 공조 범위가 명문화됐다. .

양국 경찰은 온라인 사기 피해가 최근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며 국가적 위협으로 부상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약 1조원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역시 온라인·금융사기 피해액이 약 2억7700만 링깃(약 8300억원)에 이른다.

회담에서 유 직무대행은 한국의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과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운영 현황을 소개했다. 말레이시아 측은 2022년 출범한 '국가 사기 대응 센터(NSRC)'와 스캠 조직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골자로 한 형법·형사소송법 개정 사례를 설명했다.

양국은 초국가 온라인 사기 근절을 위해 말레이시아의 대응 모델과 한국의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운영 기법을 결합하기로 했다.

특히 사기 범죄의 핵심 수단으로 지목되는 대포통장 규제 사례를 공유하고, 범죄 거점이 인근 국가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정보공유와 공동작전, 범죄 수익 동결·환수에 대한 실질적 공조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스마일 청장은 회담 오는 5일 서울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을 방문해 한국의 대응 체계를 직접 살펴볼 예정이다.

한편 유 직무대행은 말레이시아 측에 경찰청 주도로 출범한 국제공조협의체 참여를 공식 요청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10월 국제경찰청장회의를 계기로 해당 협의체를 발족해 스캠 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다자 협력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마일 청장은 한국 경찰의 디지털 수사 역량과 통합 대응 체계에 신뢰를 표하며, 협의체 가입을 포함해 신종 사이버 범죄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와의 MOU 체결은 해외 기반 범죄 조직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중심으로 범인 검거와 범죄 수익 환수에 주력하고, 주요 아세안 국가들과의 치안 협력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