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새 역사”…코스피 사상 첫 5000포인트 돌파

올해 코스피 수익률 19% 전세계 1위 반도체·자동차 강세, 증시 부양 정책 ‘훈풍’ “과열 부담 있지만, 6000 갈 수 있어”

2026-01-22     박두식 기자
▲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들이 코스피 5000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꿈의 지수로 불렸던 ‘오천피’를 역사상 처음으로 돌파하며 코스피 5000 시대를 열었다. 코스피 지수 출범 이후 46년 만의 대기록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상승 출발하며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섰다. 지수가 5000선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중 5012.20까지 올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27일 4000선을 돌파한 지 약 석 달 만에 5000선을 넘어섰다. 앞서 코스피지수는 1989년 3월 31일 처음으로 1000선을 돌파했고, 2021년 1월6일 처음 3000선을 넘어선 지 약 4년 10개월 만에 4000선을 돌파했다.

오랜 시간 박스권에 머물렀던 코스피는 지난해 6월4일 이재명 정부 취임(2770포인트) 이후 80.5%나 급등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반영된 영향이다.

올 들어 코스피는 지난 20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13거래일 상승 마감하며 파죽지세로 올랐다. 첫 거래일인 ▲1월2일 4300선을 처음 돌파한 뒤 ▲5일 4400선 ▲6일 4500선 ▲12일 4600선 ▲14일 4700선 ▲16일 4800선 ▲19일 4900선으로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꿈의 오천피’를 눈 앞에 뒀다.

그러나 20일 미국발 삭풍으로 올해 처음으로 4880선으로 하락 마감했으나 다음 날인 21일 4900선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과 유럽 간 긴장 완화로 이날 지수가 반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5000포인트를 뚫었다. 지난 16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400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주요 20개국(G20) 주요 주가 지수 중 압도적 1위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18.65% 상승해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은 3.73%으로 12위에 그쳤다. 2위는 터키 BIST 100(13.02%), 3위 브라질 보베스파(6.64%), 4위 중국 심천종합(6.48%), 7위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4.84%), 14위 미국 다우지수(2.11%), 15위 영국 FTSE100(2.08%), 16위 유로스톡스50(1.58%), 20위 미국 나스닥지수(-0.07%), 24위 인도 SENSEX(-3.89%) 등 순이었다.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증시를 주도하는 가운데 피지컬 AI(인공지능) 선두 기업으로 떠오른 현대차와 국제 정세 불안으로 방산주가 새 주도주로 떠오르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올해에만 각각 25%, 14% 올랐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만 전일 기준 1424조원으로 코스피 시총 비중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세계 처음으로 공개한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 연초 이후 85.16% 급등하며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의 역대급 ‘불장’ 배경은 반도체 업종 강세와 글로벌 유동성 확장 기조, 기업 실적 개선, 정부의 밸류업 정책, 상법 개정 추진 등 정책적인 지원이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증시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가 이루어지는 원년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도 상징성이 있다”며 “밸류업 정책,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들의 권익 보호,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의 실현 등 정책적인 지원이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양 센터장은 또 “AI 투자 확대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퀀텀점프, 두 종목의 합산 영업이익이 2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며 “반도체 업황의 슈퍼 사이클 진입에 따른 실적 개선이 주요한 요인”이라고 짚었다.

서한백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섹터의 실적 상향과 더불어 CES를 통해 국내 자동차 섹터가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 기대감으로 멀티플이 높아진 점, 자사주 소각 의무화 추진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령 확정의 영향으로 대주주의 배당 유인이 높아짐에 따라 외국 투자자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장 본질적인 원인은 우리 기업들의 이익 창출 능력에 대한 재평가”라며 “특히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이익 모멘텀이 지수를 견인했다. 코스피의 지속 가능한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정치를 10.9% 수준으로 산출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적정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5000선 돌파의 핵심동력”이라고 봤다.

증시 전문가들은 5000포인트를 넘어 6000포인트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 여부와 환율,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는 2~3분기께 6000선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가능 요인으로는 2분기 세계채권지수(WGBI) 편입에 따른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 올해 6월 MSCI 선진국 지수 관찰 대상국에 편입될 경우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라고 꼽았다.

양 센터장은 “코스피 6000선대 진입 여부를 장담할 수 없지만 가능성은 존재한다. 가격적으로 가격·과열 부담은 존재하지만,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히 높다”며 “반도체 업황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