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부패·경제 등 9대 중대범죄 수사…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 추진
중수청·공소청법 정부안 공개…수사-기소 분리 원칙 따라 설치법안 마련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수사 검사 내·외부 통제 강화…사건심의위 설치하고 정치 관여 처벌규정도 신설 공소청 검사 보완수사권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영…추후 논의하기로
78년 만에 검찰청을 폐지하고 10월 새로 설치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의 구체적 역할과 인력 구성이 12일 공개됐다. 정부는 중수청을 법률가 중심의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인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중수청법과 공소청법 정부안을 마련, 행정안전부와 법무부가 2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정부안에 따르면 중수청과 공소청은 검찰의 기존 기능인 ‘중대범죄 수사’와 ‘공소 제기·유지’ 기능을 나눠 수행한다. 각각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산하에 설치해 권력을 분산하고 서로 견제하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추진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권한을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이관해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중대범죄수사와 관련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 산하에 설치되는 중수청의 수사 범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마약·내란외환·사이버 범죄 등 이른바 ‘9대 중대범죄’로 결정됐다. 고액 경제범죄, 기술유출, 국제 마약밀수, 대규모 해킹 범죄 등 중대범죄의 죄명 등은 대통령령을 통해 특정할 예정이다.
중수청은 9대 범죄 외에도 공소청 또는 수사기관 소속 공무원이 범한 범죄, 개별 법령에 따라 중수청에 고발된 사건도 수사할 수 있다.
관심을 모은 중수청 인력 구성은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나누도록 했다. 윤 실장은 중수청 인적 구성을 이원화한 이유에 대해 “검찰 직접수사 인력의 원활한 이동으로 조직의 조기 안착을 도모하고, 법리적 판단이 초기부터 현장 수사와 결합돼야 하는 중대범죄 사건의 특수성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더라도, 전문수사관이 수사사법관으로 전직하고 고위직에도 제한없이 임용되도록 함으로써 인사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중수청과 다른 수사기관 간에 수사 경합이 발생한 경우에는 중수청이 타 수사기관에 대해 이첩을 요청하거나 사건을 이첩할 수 있도록 규정해 혼선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했다. 공수처 사건의 경우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지휘·감독권은 행안부 장관에 뒀다.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 사무에 대해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있고, 구체적 사건에 관해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법무부 산하에 설치되는 공소청은 경찰이나 중수청이 수사한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 제기·유지를 담당하게 된다. 공소청 검사의 직무 1호에서 ‘범죄수사’와 ‘수사개시’ 부분을 삭제하고, ‘공소의 제기 및 유지’로 명시해 공소 전담기관으로 재편됨을 명확히 했다.
검사의 직무에 대해서는 내·외부 통제를 신설하거나 실질화하여 권한 통제 및 책임성을 강화했다.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의 구속 영장 청구, 공소 제기 여부 등을 심의하는 사건심의위를 각 고등공소청마다 설치하고, 적격심사위원회 위원 중 법무부장관이 아닌 외부에서 추천하는 위원의 비율을 높인다.검사의 정치 관여를 차단하고 정치적 중립성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정치 관여 행위의 양태를 구체화하고 정치 관여 처벌규정을 신설했다.
공소청 소속 검사의 보완수사권 허용 여부는 향후 논의를 거쳐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중수청·공소청법은 입법예고 이후 차관회의·국무회의 심의, 국회 상임위원회·본회의, 대통령 재가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정식 법률이 된다. 정부는 오는 10월 2일로 예정된 검찰청 폐지에 맞춰 가급적 신속하게 후속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선 이 같은 정부안에 대해 “검찰 측 입장이 많이 반영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주된 쟁점은 중수청 구성의 이원화 문제다. 범여권에서는 기존 검찰이 검사와 수사관으로 나뉜 것처럼, 중수청을 비슷한 구조로 만들면 중수청이 사실상 법률가 주도의 조직이 됨으로써 ‘제2의 검찰’이 될 가능성이 있고 경찰 등 우수한 수사 인력을 데려올 유인력도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