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사로잡은 휴머노이드, 세계 경쟁 밀려선 안 될 미래 성장 산업
지난 1월 6일(현지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리고 오는 9일까지 무려 160여 개국 4,5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각축(角逐)을 벌이고 있는 ‘소비자가전 전시회(CES) 2026’의 스포트라이트는 무엇보다 먼저 ‘휴머노이드(Humanoid)’를 향하고 있다. 인간과 유사한 체형과 인공지능(AI) 두뇌를 갖춘 로봇 휴머노이드가 마침내 실험실을 벗어나 일상으로 들어온 쾌거(快擧)이다. 일터와 가정에서 인간 노동력을 대신하고 감정을 나눌 동료이면서 동반자인 존재. 휴머노이드를 놓고 벌어지는 기술 강국들 사이에 ‘피지컬(Physical) AI’ 진검승부(眞劍勝負)가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휴머노이드(Humanoid)’란 ‘인간(human)’과 ‘비슷하다(oid)’의 합성어로 인간과 닮은 모습의 로봇을 뜻한다. ‘인간(human)의 형태를 한(-oid) 것’을 이르며, 1867년에 만들어진 단어로 세 글자로 줄이면 ‘인간형’이란 뜻으로 인간형 로봇 또는 인간형 생명체를 의미하는 용도로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완전한 인간의 외형을 띠고 있는 로봇인 ‘안드로이드(Android)’와는 다르게, 인간의 신체 구조를 모방만 한 로봇 ‘휴머노이드’의 기원은 19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체코 극작가 ‘카렐 차페크(Karel Čapek)’의 희곡 ‘R.U.R.(1921년 공연)’에서 공장에서 일하는 ‘휴머노이드’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희곡이 현실이 되기까지 1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휴머노이드’는 운반, 절삭, 조립 등 특정 기능에 특화한 산업용 로봇보다 제작 난도(難度)가 훨씬 높다. 사람처럼 두 발로 서서 걷고, 수백 개 관절을 움직이게 하려면 최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을 총동원해야 한다.
지난 1월 6일(현지 시각)‘CES 2026’ 개막을 앞두고 공개된 주요국의 ‘휴머노이드’들은 가까운 미래에 인간을 대체할 만큼 진보한 수준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놓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는 170cm 신장으로 50㎏에 달하는 화물을 드는 힘을 갖췄다. LG전자가 공개한 홈 로봇 ‘클로이드(CLOiD)’는 능숙하게 식탁을 차리고 세탁물을 정리했다. 테슬라(TESLA)는 지난해 자사 휴머노이드 ‘옵티머스(Optimus)’를 1만 대 생산해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만들어진 제품은 수백 대 수준에 그칠 뿐임에도 산업 현장은 물론 가사 노동에 있어서 인간과 조화로운 협업을 기대할 만하다. 옵티머스는 아틀라스보다 조금 작은 크기다.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옵티머스의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3세대 모델을 공개하고 양산에 돌입하고 내년부터는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하겠다는 목표다. 로봇 전문가들은 기존 산업용 휴머노이드의 생산성을 인간 근로자의 30~50% 수준으로 평가한다. 복잡한 작업을 맡기면 오류가 잦다는 점이 한계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런 약점에도 휴머노이드가 산업용 로봇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것은 범용성(汎用性)이 탁월해서다. 소프트웨어만 업데이트하면 부품 운반, 포장, 검수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문, 계단, 차량 등 인간 근로자 중심으로 설계된 설비를 별도의 개조 없이 활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올해 ‘CES 2026’에서 큰 주목을 받는 현대자동차와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가 선보인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양산 계획의 구체성과 실용성 측면에서 다른 ‘휴머노이드’를 앞선다는 외신들의 중평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잭 재코우스키(Zachary Jackowski)’ ‘아틀라스’ 개발총괄은 “현장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걸어 다니기만 하거나 쿵후를 선보이는 로봇이 무슨 효용이 있겠는가?”라며 기술 우위를 자신했다.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은 사람과 유사한 크기다. 배터리 수명은 최대 4시간이며,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한 뒤 즉시 작업을 재개한다. 배터리 교체 시간은 3분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 원대의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2028년부터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대량 생산해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 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등 글로벌 주요 생산 거점에 투입하여 안전성과 품질 효과를 검증할 방침이다.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까지 아틀라스의 작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던 우리 기업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밀리는 건 사실이다. 냉정히 말해 중국 기업을 앞서지도 못했다. 중국 베이징‘유니트리(UNITREE │ 宇树科技)’를 비롯해 ‘선전 엔진 AI 로보틱스(Shenzhen EngineAI Robotics)’ 등은 인간과 다름없는 격투기 기술을 갖춘 ‘휴머노이드’마저 공개했다. 수억 원 이상 하는 우리 ‘휴머노이드’와 달리 중국 기업들은 1,000만 원 이하 가성비 제품을 상용화했을 정도다. 로봇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채택해 국력을 쏟아부은 중국 정부 노력 덕분이다. 규제를 풀고 공급망을 단단하게 만들어 구동 부품 자급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가격 경쟁에서도 격차를 벌린 동력이 아닐 수 없다. 관련 특허만 보더라도 중국이 우리를 10배 이상이나 앞선다. 세계 산업 현장에 배치된 로봇 절반 이상이 중국 기업에서 일하는 중이다.
하지만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미래 성장 산업이자 큰 먹거리가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겐 어떤 나라보다 경쟁력 있는 제조업 ‘인프라(Infra)’가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와 배터리 기술력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탈규제와 ‘휴머노이드’ 연합 같은 현명하고 영특한 정책이 더해진다면 질적인 초격차를 만드는 게 불가능한 일만은 결단코 아니다. 불붙은 ‘피지컬 AI’ 경쟁 구도가 오히려 우리에겐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음을 각별 유념해야 한다. 자유롭고 안정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사용을 위해서 배터리 기술은 당연히 필수다. 전기차와 비교하면 배터리 공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작으면서도 고용량·고출력 성능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를 쓰고 있다. 삼원계 배터리 경쟁력을 지닌 국내 업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성장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테슬라 옵티머스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 기술로는 한계가 뚜렷하고, 화재 위험성이나 표준화 부재 그리고 높은 가격 등으로 아직은 시기상조(時機尙早)라는 분석이 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배터리는 좁은 공간에 커스텀(Custom) 하게 디자인된 고부가가치 배터리가 쓰이게 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며 아틀라스가 선보인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는 기술이 업계 표준으로 확산하게 되면 배터리 자체 교체 수요까지 발생해 기대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불확실성 시대, 준비된 자에게 기회 온다고 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성장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음을 각별 명심하여 ‘피지컬 AI’ 시대로의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기를 결단코 놓치지 말고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고 앞서갈 수 있도록 총력 경주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