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공천개입' 조사…"다른 인물 궁금해하면 말할 것"

오전 10시부터 김건희 특검 출석해 조사 시작 2022년 재보궐 피의자…작년 총선 관련 참고인 "저와 尹 공범으로 엮으려는 것은 무리한 시도"

2025-12-21     박두식 기자
▲ 발언하는 이준석. /뉴시스

지난 2022년 8월까지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특별검사팀에 '공천개입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대표는 공천개입 관련 다른 인물에 대해 "특검이 궁금해 한다면 이야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21일 오전 10시께부터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 사무실에서 조사 중이다.

특검은 이 대표를 지난 2022년 국회의원 등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 또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지난해 총선 공천개입 의혹 관련 참고인으로도 조사한다.

이날 오전 9시53분께 변호사, 당 관계자들과 특검 사무실 앞에 도착한 이 대표는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제가 명태균 사건에 있어서 항상 이야기했던 것이 진실이었다. 이번에도 제가 한 말들이 옳을 것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묻자 "2022년 윤 전 대통령이 저를 어떻게 대했는지 대부분의 국민들이 다 안다. 그 상황에서 저와 윤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엮으려는 것은 굉장히 무리한 시도"라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가 공천개입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언어 모순"이라며 "저는 그런 일이 전혀 없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 특검이 알고 싶은 게 뭐가 있다면 제가 이야기해 주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강서구청장과 포항시장 공천에 윤 전 대통령이 개입했냐는 주장은 변함 없는지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의심스러운 공천 정황이 있었다는 말을 해왔고 제가 겪은 일"이라며 "특검에 자료 제출을 성실히 해 왔고 범죄의 구성 요건에 해당하는지는 법률가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무실로 들어가며 "제가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진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등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였다.

특검은 지난 7월 28일과 30일 이 대표의 주거지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당시 영장에는 이 대표가 윤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 등이 국민의힘의 공천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가 적시됐다.

특검은 이 대표가 과거 국민의힘 대표로 수행했던 공천 업무와 관련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어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 대표로부터 직접 설명을 듣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검찰 수사관 출신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공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 어떤 구청장 공천은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 없으니까 (다른 사람) 주는 게 좋지 않냐'는 말씀하신 게 있다"는 윤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발언도 언급했다.

특검은 이날 조사에서 이 대표가 과거 강서구청장과 포항시장 선거 등의 공천에 윤 전 대통령이 개입하려고 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통화 녹음이 있다고 밝힌 부분 등에 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