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연합사 첫 공동방문…오바마 "북 도발시 군사력 사용 주저 않을 것"

2014-04-27     문예성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26일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제4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는 동맹들과 우리의 삶의 방식을 수호하기 위해 군사력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기지에서 주한미군 장병과 가족 1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한 연설을 통해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추구 등은 더욱 깊은 고립으로 이어지는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0여 분간 지속된 오바마의 연설은 북한의 핵 개발 대응에 초첨이 맞춰졌다. 미국 대통령의 무력 대응에 대한 언급은 보기드문 일로 평가받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해 "어떤 이는 위협할 줄 안다고, 군대를 움직일 수 있다고, 미사일을 자랑한다말지만 그것이 진정 강하게 해 주는 것은 아니다"고 비난했다.

이어 오바마는 "진정한 힘은 참여민주주의, 시장 개방과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 등에서 유래됐다"고 덧붙였다.

오바마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각종 차량과 자재 움직임이 활발하는 등 북한의 핵 실험 감행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양국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4일 미국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전날 풍계리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

아울러 한·미 양국 정상이 함께 연합사를 방문한 것은 1978년 연합사 창설 이래 처음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확고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로 북한이 감히 도발할 수 없도록 강력한 억제력을 계속 유지해 주기 바란다"며 "여러분을 굳게 믿고 있다. We go together(우리 함께 가자)"고 격려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에게 연합방위태세에 대한 현황을 보고하고,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동맹은 매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합사 방문에는 우리 측에선 김관진 국방장관과 최윤희 합참의장,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이정현 홍보수석 등이 동행했고, 미국 측에서는 성김 주한 미국대사, 수전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이 함께 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합사 방문에 이어 주한미군 및 주한미국대사관 직원들을 따로 만나 격려하는 시간을 끝으로 1박2일 간의 방한 일정을 마친다. 이어 이번 아시아 순방 세 번째 방문국인 말레이시아로 떠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