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질라" 건설현장 취약한 인력 구조…안전사고 우려
국내 '숙련공 부족' 대부분 60~70대 고령화 신규 인력 유입 없어…외국인 근로자가 대체 현장소통·공정 이해·전문성 없어 "점검 필요"
광주대표도서관 공사장 붕괴 사고가 터지면서 건설현장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 전반의 취약한 인력 생태계가 언제든 대형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도 요구된다.
14일 통계청과 건설근로자공제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1.8%에서 지난해 14.7% 수준까지 올라섰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소규모 건설현장이나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까지 반영하면 실제 현장의 외국인 근로자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현장 내 신규 인력 유입이 줄면서 국내 숙련공도 대부분 60대를 넘어 70대 고령층에 집중돼 있다는 게 건설업계 설명이다. 그 빈자리를 채울 인력을 갈수록 줄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되는 실정이다.
숙련 인력이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현장은 만성적인 인력난 속에서 공정을 소화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건설업계의 인력 구조 변화가 건설현장에서의 잇단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공정에 대한 이해와 작업 지휘, 안전 관리가 맞물리지 않으면 사고 위험을 구조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송창영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매번 반복되는 건설현장의 사고 배경으로 인력 생태계가 약해진 것을 꼽을 수 있다"며 "설계도면에 따라 제대로 시공돼야 하는데, 이를 현장에서 구현할 숙련 인력이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현장의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지면서 전문성이 많이 떨어졌다"며 "이런 문제를 대비해 철저한 점검과 감리 등 사회안전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공사 현장에서 숙련된 기술자가 부족한 것은 만성적인 문제"라며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장 관리·지휘자와 소통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시공 순서와 작업 방식이 설계나 계획대로 관리·지휘됐는지, 현장에서의 통제가 충분했는지 제대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1시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매몰된 노동자 4명이 모두 사망했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상무지구 옛 상무소각장 부지(1만200㎡)에 연면적 1만1286㎡,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되는 공공도서관이다. 총 사업비는 당초 392억원(국비 157억원·시비 235억원)이었으나 자재값 상승과 공기 지연 등으로 516억원(국비 157억원·시비359억원)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