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의회 최호섭 의원 "평택은 움직이는데, 안성은 왜 아직 멈춰 있는가?"
평택시는 2024년 ‘도시철도망 구축 및 신교통수단 도입 검토 용역’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승용차 중심 교통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트램, 모노레일, 경전철 등 다양한 수단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반면 안성시는 2013년 경기도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에서 평택~안성 노선이 검토된 이후 10년 넘게 실질적인 진전 없이 멈춰 있는 상태다. 안성은 아직 2013년에 머물러 있고, 평택은 이미 2024년 트램 등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 용역을 착수한 상태다.
특히 중요한 점은 지금 논의되는 트램 기반 도시철도는 기존 GTX, 수도권내륙선, 잠실~청주 민자철도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생활형 도시철도’라는 점이다. GTX와 광역철도는 수도권 장거리 광역 이동을 위한 국가사업이고, 트램은 도시 내부와 인접 생활권을 촘촘히 잇는 지역 교통 인프라다. 이 둘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거나 대체 관계로 보는 것은 정책적으로도 위험한 접근이다. 광역철도는 광역철도대로, 트램은 트램대로 ‘분리된 전략’으로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지제–원곡–공도–안성으로 이어지는 축은 이미 산업·물류·주거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엮여 있다. 그러나 철도교통은 여전히 단절돼 있고, 그 불편은 시민이 오롯이 감당하고 있다. 지금 안성이 선택해야 할 대안은 고가철도나 대심도 지하철이 아니라, 저비용·저토지보상·도시친화형 ‘트램 기반 도시철도’다. 트램은 기존 국도나 간선도로를 활용할 수 있어 토지보상 부담이 적고, 건설비는 경전철보다 훨씬 낮으며, 접근성과 환승 편의성은 오히려 뛰어나다.
만약 평택의 도시철도 구상이 지제역에서 멈춘다면 원곡과 공도는 또다시 철도교통 사각지대에 남게 된다. 하지만 이 노선을 지제–원곡–공도–안성까지 공동 연장하는 광역 생활철도 개념으로 함께 논의한다면, 평택은 철도 분담률을 높이고, 안성은 서부권 교통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상생형 광역교통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지금 논의되는 정책 대안이 완벽한 정답일 수는 없다.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고, 조정 과정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안성과 평택이 따로 갈 것이 아니라, 트램이라는 현실적 대안을 매개로 함께 길을 찾아야 할 때라는 점이다. 안성의 전략적 위치를 인정하지 못한 채 2013년의 검토에 머문다면, 2024년의 변화는 안성을 비켜갈 것이고 그 불편은 고스란히 시민이 감당하게 될 것이다.
이제 안성은 관망할 때가 아니라, GTX와는 별개로 ‘트램 도시철도’라는 현실적인 선택지를 들고 평택과 정책 테이블에 앉아야 할 때다. 지금이 바로 그 결정의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