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는 했는데…" 쌓이는 걱정

2014-04-24     이정하 기자

세월호 참사를 겪은 안산 단원고가 24일 사고 이후 첫 수업을 진행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학부모와 주변 시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고가 수습 되지 않고 여전히 희생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학습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걱정이다.

24일 오전 '세월호 참사'로 후배들을 잃은 안산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의 사고 이후 첫 등굣길.

노란 리본이 달린 교문을 지난 재학생들 앞으로 희생자 김모(17·여·2학년)양의 노제를 마친 영구차량이 내려왔다.

발걸음을 멈춘 학생들은 영구차량을 향해 이내 고개를 떨궜다. 입을 가리고 흐느끼는 학생들을 뒤로 한 채 영구차는 교정을 빠져나갔다.



이날 오전에만 교내로 10여대의 영구차량이 지나갔고 영구행렬을 지켜보는 학생들의 표정 속에서는 침통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학교 정문은 물론 학교로 향하는 거리 곳곳에는 온통 '무사귀환'을 기원하거나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현수막과 메모들로 가득했다.

학교 주변 슈퍼마켓 주인은 "매일 실종 학생의 시신이 발견되고 바로 옆 분향소도 마련돼 추모 행렬이 밤새도록 이어지고 있다. 도시 전체가 초상집 분위기인데 학생들이 정상일 수 있겠느냐"며 걱정했다.

자녀의 등굣길을 지켜본 한 어머니도 "등교하더라도 교사나 학생 모두 수업에 집중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이날 4교시 수업만 진행한 단원고 김학미 3학년 학년부장은 "학생들이 오히려 교사들을 위로하고 걱정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 가슴이 뭉클했다"며 "교실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보듬어 주면서 함께 고통을 치유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합동대책본부는 서두르지 않고 교사와 학생들의 심리 치료에 집중하는 한편 정규수업 시행 여부는 이후 치료 결과에 따라 판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