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죽음' 10명 중 8명 남성…작년 고독사 3924명

복지부, 2024년도 고독사 실태조사 발표 전년 대비 고독사 사망자 7.2% 늘어나 “1인가구 증가·사회적 고립 등 복합 영향”

2025-11-27     박두식 기자

고독사로 세상을 떠나는 이들이 해마다 늘어 지난해엔 3924명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고독사 사망자 10명 중 8명은 남성이었고, 50~60대가 60% 가량을 차지했다.

보건복지부가 27일 발표한 '2024년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임종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이번 조사는 한국사회보장정보원 고독사예방조사연구센터에서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2024년 경찰청 형사사법정보 5만7145건을 분석해 고독사 요건에 부합하는 사례를 추출,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작년 고독사 사망자 수는 3924명으로 전년 3661명 대비 263명(7.2%) 늘었다. 전체 인구 10만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도 2023년 7.2명에서 작년 7.7명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 역시 1.04명에서 1.09명으로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고독사에 취약한 1인가구 비율이 늘어난 점, 19세 이상 국민 3명 중 1명이 도움이 필요해도 도움 받을 곳이 없는 사회적 고립에 처한 점 등이 고독사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그밖에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인한 대면 관계의 질 약화, 단절된 주거환경, 지역 공동체 의식의 약화,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배달 노동·플랫폼 노동 위주의 일자리 구조 변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도별 고독사 사망자 수는 경기(894명, 22.8%), 서울(784명, 20.0%), 부산(367명, 9.4%) 순으로 많았다. 이들 지역은 지역 인구도 많지만 2024년 1인 가구 비중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81.7%)이 여성(15.4%)보다 약 5배 이상 많았고, 연령대별로는 60대(32.4%), 50대(30.5%), 40대(13.0%) 순으로 중장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 비중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매년 50~60대를 합친 비중이 60% 안팎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별과 연령대를 함께 분석하면 60대 남성 고독사 사망자(27.8%)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50대 남성(26.2%)이었다. 중장년 남성이 고독사에 가장 취약한 모습이다.

우경미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성별·연령대별 차이와 관련해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주변 네트워크 깊이가 깊은 부분이 있다. (반면) 중장년 남성들은 자존심 등 때문에 누군가에게 자신의 힘듦을 토로하고 상담을 받는 것을 어려워 하는 특성이 있다"고 했다.

고독사 발생 장소는 주택(48.9%), 아파트(19.7%), 원룸·오피스텔(19.6%) 순으로 높았는데, 최근 5년간 원룸·오피스텔(2020년 4.0%→2024년 19.6%), 여관·모텔(1.9%→4.2%), 고시원(1.9%→4.8%)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최초 발견(신고)자의 경우 가족(34.8%→26.6%), 지인 비중(14.5%→7.1%)은 최근 5년간 감소 추세인 반면 임대인(28.4%→43.1%), 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1.7%→7.7%) 비중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고독사 사망자 중 자살자 비중은 2023년 14.1%에서 2024년 13.4%로 소폭 감소했다.

연령대별 자살자 비중을 보면 20대 이하가 57.4%로 가장 높았다. 그 뒤는 30대(43.3%), 40대(25.7%), 50대(13.5%) 순으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자살로 인한 고독사 비중이 높아졌다.

작년 고독사 사망자 중 사망 전 1년간 기초생활보장수급을 받았던 이력이 있는 경우는 1462명(39.1%)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내년부터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사업 대상을 사회적 고립 위험군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사회적 고립 실태조사'를 시행해 사회적 고립 위험군의 규모와 특성, 욕구, 필요 서비스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업 유형을 생애주기별로 구분해 청년·중장년·노인에 대한 특화 서비스를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50~60대 중장년을 대상으로 취업 지원, 사회관계망 형성 프로그램 운영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고독사 및 사회적 고립 위험군을 조기 발굴하고 상담·위험군 판정·사례관리 등 업무를 지원하는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도 내년부터 운영한다.

박재만 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고독사의 주요 원인인 사회적 고립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생애주기별 사회적 고립 대응'이 국정과제로 선정됐다"며 "내년부터 사회적 고립까지 정책 대상을 확대하여 사회적 고립 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