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에 마주 앉은 경사노위-민주노총

김지형 “오늘 만남을 계기로 닫혀있던 문 활짝 열릴 수 있기를” 양경수 “경사노위 참여 기반 조성될 수 있도록 많은 역할 해달라”

2025-11-25     박두식 기자
▲ 민주노총-경사노위, 26년 만에 악수. /뉴시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6년 만에 회동했다.

김지형 경사노위위원장은 2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을 방문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인사를 나눴다. 이번 방문은 역대 경사노위 위원장 취임 후 민주노총과 진행하는 첫 공식 상견례다.

민주노총은 26년 전 1999년 경사노위 전신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후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경사노위가 정부의 노동정책을 관철시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보고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시대의 난제를 풀어줄 ‘제갈량’들을 정중한 마음을 담아 노사정 위원으로 모시고 싶었다”며 “오늘 만남을 계기로 그동안 오래 닫혀있던 문이 활짝 열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한 국가적 난제를 풀기 위해 노사정이 공동체를 대표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경사노위가 민주적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애햐 한다”며 “경사노위 참여 주체들이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한 상생의 해법을 모색하는 성숙한 논의의 장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을 비롯해 모든 참여주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 사회적 난제 해결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노사정위원회가 경사노위로 탈바꿈 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노동정책을 정당화하고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고 생각한다”며 “노동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물이 훨씬 더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 등 70여개 정부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지만 우리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거나 민주적으로 합리적인 논의과정을 거친다고 보기 어려웠던 경험이 많다”며 “경사노위라고 해서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경사노위에 참여하기 위해선 많은 신뢰의 축적 과정, 논의의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위원장님께서 민주노총이 들어갈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