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5년래 최고치…'10·15 규제 적응' 강남권 착시효과

서울 아파트값 1.72%↑…매매가격 전망은↓ 거래 45.8%가 강남3구·용산구…신고가 많아 거래 허가 3~4주 걸려…기존 규제지역 적응

2025-11-24     류효나 기자
▲ 서울 남산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시행됐지만 이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5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래량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권 거래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집값이 오르는 착시효과가 나타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KB부동산 11월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72% 상승으로 2020년 9월(2.0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18개월째 상승 중이다.

지역별로는 동작구(3.94%), 성동구(3.85%), 광진구(3.73%), 마포구(3.41%) 등 한강벨트가 집값 오름세를 견인했다.

다만 거래량은 규제 시행 이후 급감한 상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71건으로 10월(8326건) 대비 89.5% 급감했다. KB부동산 주택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16.6p 떨어진 107.8로 하향 추세다.

이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데 따른 착시효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토허구역 지정으로 구청에 거래 허가를 받아 실제 매매 계약을 하기까지 이전보다 3~4주가 걸리는데, 절차가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신규 규제지역과 달리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3구와 용산구는 이미 규제에 적응해 거래가 끊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 한국부동산원, 서울시, 경기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토허구역 신규 지정 지자체 33곳 중 19곳의 담당 인력이 1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 중 45.8%(399건)가 강남구(95건), 서초구(82건), 송파구(194건), 용산구(28건)에서 나왔다. 같은 기간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은 7.3%(63건), 한강벨트인 마성강광(마포·성동·강동·광진구)은 4.4%(38건)에 그쳤다.

집토스 자료를 봐도 토허제가 적용된 뒤인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2일까지와, 적용 직전인 10월 1일부터 19일까지 동일 단지 평균 면적대의 매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3구와 용산구는 적용 전 21억7528만원에서 22억3400만원으로 평균 2.5% 상승했다.

이는 서울의 신규 규제지역이 같은 기간 11억7889만원에서 11억9499만원으로 1.2% 상승한 것보다 2배 앞서는 수치다. 신고가 건수도 강남3구와 용산구가 309건을 기록할 때 서울의 신규 규제지역은 45건으로 6분의 1 수준을 보였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부 부동산연구위원은 "최대 2억원으로 줄어든 대출 감소 영향과 자금 출처 조사 강화로 30억원을 넘기는 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수요는 감소했지만 매물 역시 매우 부족해 가격하락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시장 매수 심리가 뚜렷하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빠른 회복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