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템페스트'…셰익스피어 '450년만의 3색 만남' 마지막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이 셰익스피어가 남긴 최후의 작품인 연극 '템페스트'를 봄마당 '450년 만의 3색 만남' 마지막 무대로 선보인다.
셰익스피어 세계의 정수로 평가받는 '템페스트'는 딸과 함께 망망대해로 쫓겨나 외딴 섬에 정착한 '프로스페로'가 주인공이다.
12년간 마술을 익힌 그는 마침내 마법의 힘으로 폭풍우를 일으켜 자신을 추방한 동생 일행에게 복수할 기회를 잡는다. 하지만 복수 대신 모든 것을 제자리에 되돌려 놓고 그의 마술과도 작별을 고한다.
셰익스피어가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용서와 화해의 미덕을 넘어선다. 우리네 인생이 하룻밤 꿈과 같다는 결말은 허무를 지나 인간사를 통달한다.
작품에는 사람과 정령, 괴물까지 아우르는 등장인물들이 모든 인간형의 변형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인생과 인간사를 상징한다.
괴물과 정령이 사는 원작 속 미지의 섬은 이번 연극에서 오래되고 버려진 것들로 둘러싸인 낡은 극장으로 대체된다. 인간의 태생적 고독, 인생사의 어려움에도 삶을 지속해야만 하는 당위와 삶에서 포착되는 환희를 그리기 위해서다.
'하얀 앵두' '그을린 사랑' '말들의 무덤'으로 주목받은 연출가 김동현 씨가 '템페스트'를 새로운 감수성으로 그린다. 앞서 김 연출은 '맥베드, 더 쇼(the show)'란 작품을 통해 셰익스피어를 새롭게 해석한 바 있다.
낡은 극장의 주인이자 마법사 프로스페로는 관록의 배우 오영수(70)가 맡는다. 개성파 배우 오달수(46)는 괴물 '캘리번'을 연기한다. 순수의 상징 '미랜더'는 신예 심재현이 담당한다. 무대 디자인은 '모비딕' '메피스토'의 여신동이 맡았다.
5월 9~2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볼 수 있다. (국립극단 1688-5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