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 5공장 60조 투자…완공되면 어떤 모습?

차세대 HBM 전진기지…AI 반도체 전환 가속도 메모리·파운드리 하이브리드 제조라인 구축 예상 제조시간 단축에 일자리·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

2025-11-17     박두식 기자
▲ 공사가 진행중인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 /뉴시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평택캠퍼스 P5(5공장)은 회사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전환을 앞당기는 전략 기지가 될 전망이다.

P5는 평택캠퍼스에 들어서는 다섯번째 반도체 공장으로, 기존 공장보다 투자비가 2배 넘는 60조원에 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급 부족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된 첨단 D램과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라인을 오는 2028년부터 평택캠퍼스에서 가동한 뒤 추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 도입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의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건물의 기본 뼈대를 세우는 공사다.

이 공장은 가로 650m, 세로 195m 면적의 3층 건물로 예정된다. 평택캠퍼스 내 기존 다른 공장(500x200m)보다 면적은 더 크고, 건물도 1개층 더 높다.

반도체 제조 환경을 위한 ‘클린룸’ 개수도 1.5배 이상 확대한다. 공장 내부에 이전 4공장(4개)보다 2개 더 많은 6개의 클린룸이 세울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어림잡아도 생산능력은 기존 4공장보다 50% 이상 증가할 수 있다.

이 평택캠퍼스 5공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수출의 전략적 요충지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평택캠퍼스 5공장은 2030년 이후 가동 예정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 결정으로 2028년으로 가동이 2년 더 앞당겨졌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D램과 HBM 같은 첨단 제품 생산도 이 공장에서 이뤄질 수 있다.

최근 메모리 산업은 AI 반도체용 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요 확보의 가시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가 가능한 클린룸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평택5공장에 파운드리 설비를 추가 도입해 D램과 파운드리의 유기적인 생산 라인 구축에도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내년부터 HBM 아랫부분인 ‘베이스다이’가 메모리 공정 대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에 활용하는 ‘로직(Logic) 공정’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파운드리사업부가 삼성전자 HBM 사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차세대 HBM4(6세대)는 4나노미터(㎚) 기반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되는데, 이를 통해 전작 대비 전력 소모를 40% 이상 줄였다. 데이터 이동통로는 2배로 넓어져, 대용량의 데이터를 병목 없이 전송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계에서 유일하게 메모리부터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까지 전 분야를 수행할 수 있어 메모리·파운드리 생산라인의 인접 배치를 통해 제조시간 단축, 원가 경쟁력 제고 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편 총 부지 면적 289만㎡로, 여의도만 한 평택캠퍼스는 지난 2017년 가동된 이후 임직원 1만여명과 협력사·건설사 직원 등 6만여명이 일하고 있다.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반도체 생산 기지로, 현재 1~3공장이 완공돼 D램, 낸드 등 메모리와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 중이다.

최근 4공장도 총 4개의 생산라인 중 3곳이 가동 중이거나 생산을 앞두고 있다. 특히 여기서 만들어진 최신 D램인 10나노급 6세대(1c) D램이 내년부터 HBM4에 탑재될 전망이다.

앞으로 5공장이 건립되면 평택캠퍼스에는 10만명 이상 직원이 상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 총 6공장까지 건립해 생산유발 효과 550조원, 고용인원 130만명을 넘길 방침이다. 평택캠퍼스의 6개 공장이 완공되는 시점은 2030년으로 예상되는데, 투자 시기 조율 등으로 더 앞당겨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