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목전서 숨고르기…통상 불확실성 해소·당국 개입에 안정될까

2025-11-16     이광수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 관세협상이 조인트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로 최종 마무리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수출, 대미 투자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덜어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한미 협상 타결 이후 2000억 달러(약 291조원) 규모의 대미 현금 투자에 대한 우려감으로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이번 ‘한미 관세·안보 분야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외환시장 안정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양국은 이번 합의가 시장 불안정을 유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상호 이해에 도달하고 한국의 연간 달러 자금 조달 규모가 200억 달러를 넘지 않도록 하기로 합의했다.

또 ‘한국은 시장 영향 최소화를 위해 가능한 한 시장 매수 외의 방식으로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가급적 시장에 달러를 사들이지 않고 외환보유액 운용을 통해 얻은 수익(연 150억~200억 달러 추정)으로 대미 투자 자금을 마련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양국은 이번 합의 이행이 원화의 무질서한 변동 등 시장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한국이 조달 금액과 시점을 조정할 것을 요청할 수 있으며, 미국은 신의를 가지고 요청을 적절히 검토하기로 했다.

팩트시트에 포함된 외환시장 안정 관련 내용은 정부와 대통령실이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후 발표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미 투자 관련 불확실성으로 흔들렸던 외환시장도 다소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0원 하락한 145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역외 시장에서는 환율이 추가 하락해 1450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4개월간 8% 가량 상승했다. 특히 지난 10월 말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에는 외화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로 환율이 약 보름 만에 3%가량 급등하며 1470원대를 뚫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출은 우리 경제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번 팩트시트 발표 이후 환율 급등세는 다소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