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집단 부정행위 사태'…수백명 가담

AI 대형강의 시험서 '수백명 집단 커닝' 의혹 학부 과목 '자연어처리와 챗지피티' 지난달 15일 중간고사서 발생 교수 "부정행위 모습 매우 다수 확인…자수 않으면 학칙대로 처리"

2025-11-09     박두식 기자
▲ 연세대학교 정문. /뉴시스

연세대의 한 인공지능(AI)과목 대형강의의 시험 과정에서 집단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담당 교수는 발뺌하는 학생에 대해 유기정학을 추진하겠다고 공지했다.

9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부 과목으로 개설된 2025년 1학기 '자연어(NLP)처리와 챗지피티(ChatGPT)' 과목의 지난달 15일 비대면 중간고사에서 수백명 규모의 집단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담당 교수는 지난달 29일 공지를 통해 "영상 확인 중 부정행위를 하는 모습이 매우 다수 확인됐다"며 "최소한의 부정행위 방지 차원에서 시험을 진행했는데 부정행위로 인해 다른 학생이 피해 보는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자는 조교의 의견이 있어 이번 주 금요일(지난달 31일)까지 자수하는 학생에 한해서는 중간고사 성적만 0점처리 하겠다"면서 "자수의 기회를 줬음에도 발뺌하는 학생은 학칙에 나와 있는 대로 유기정학을 추진하겠다. 이번에 부정행위와 끝장을 볼 생각"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시험 문제를 캡처하는 행위 ▲주기적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다른 부분을 응시하는 행위 ▲화면의 창·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변하는 행위 ▲의도적으로 촬영 화면을 잘라 다른 프로그램을 안 보이게 띄워 놓는 행위 등의 부정행위를 확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기말고사 때는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대면 시험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과목은 600명 정원의 대형 강의로 동영상 콘텐츠로 학기가 진행되고 있다.

학기 초 500명 정원으로 개설됐으나 수강신청을 한 인원이 700명이 넘어섰고 학교 측은 해당 과목의 정원을 한 차례 100명 증원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30일 연세대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자연어 치팅했는지 양심껏 투표해 보자'는 게시글을 올라왔는데, 현재까지 194명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응답한 상태다. '직접 풀었다'는 응답은 167명에 그쳤다.

다만 해당 투표는 실제 해당 과목 수강 여부와 무관하게 참여할 수 있어 수치가 현실보다 과장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