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경상수지, 9월 누적 ‘역대 최대’

한국은행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 경상수지 1~9월 누적 827.7억달러…역대 최대 해외투자 늘며 본원소득수지 9월 기준 역대 2위

2025-11-06     박두식 기자
▲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 /뉴시스

올해 9월 경상수지가 134억 달러를 웃돌며 역대 2위 흑자를 기록했다. 1~9월 누적으로는 역대 최대다. 트럼프 관세 영향으로 미국향 수출이 일부 타격을 받았지만, 반도체·선박 수출이 호조를 보였고, 승용차의 미국 외 수출도 늘었다. 민간소비 회복세에 수입도 소비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흑자 전환했다.

본원소득수지도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배당 수입 증가에 9월 기준 역대 2위 흑자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최근 경상수지 호조에 대해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10월에는 일시적으로 추석 연휴에 흑자 규모 축소를 예상하면서도 11월과 12월에 다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6일 발표한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34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역대 2위이자 9월 기준 최대 흑자다. 29개월 연속 흑자로 2000년대 들어 두번째 최장 기간 흑자기도 하다. 1월부터 9월까지 누적은 827억7000만 달러로 이 역시 역대 최대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142억4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지난 2023년 4월(6억6000만 달러) 이후 30개월째 흑자다. 지난 2017년 9월 기록한 145억2000만 달러 이후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수출은 672억7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9.6% 상승했다. 수입은 530억2000만 달러로 4.5%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국내 소비회복 및 영업일수 증가의 영향으로 자본재(+3.1%), 소비재(+1.3%)의 증가폭이 커졌다.

지역별로 동남아 지역(+21.9%)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EU(+19.3%), 일본(+3.2%) 등으로의 수출 증가 전환했다. 미국향 수출은 102억7000만 달러로 8월(87억4000만 달러)보다는 늘었지만 1년 전보다 1.4% 감소했다. 중국향 수출은 0.3% 늘었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투자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9억6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9월 기준 역대 2위다. 역대 1위는 2024년 9월 기록한 31억 달러다. 배당소득수지는 23억6000만 달러로 전월의 계절적 분기 배당 지급 해소에 흑자폭이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4억2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품수지가 반도체 선박 수출 호조에 역대 2위를 기록하며 9월 경상수지는 역대 2번째이자, 9월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면서 “1~9월 누적으로도 사상 최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상품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의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작년 9월 추석 연휴로 인한 기저효과로 승용차, 선박 등 비IT 품목도 늘면서 2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고, 상품 수입은 내수 회복과 영업일수 증가로 인해 자본제와 소비재가 큰 폭 늘어나면서 3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경상수지 흑자에 대해 반도체 호조가 주요 배경으로 짚었다. 신 국장은 “미국 관세 영향에 대미수출이 품목 관세 품목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에 접어들었고, 자동차의 수출 지역 다변화, 선박의 수출 호조세 등이 반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9월 기준 역대 2위를 기록한 본원소득수지도 또 다른 이유로 언급했다. 신 국장은 “그동안 누적된 대외순자산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과 투자 소득 수지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신 국장은 10월 경상수지에 대해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과 조업일수 가 좀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이 워낙좋았다”면서 “하지만 10월 무역수지는 9월보다 흑자 규모가 줄어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일시적 조업일수 감소 때문이로 11월과 12월에는 다시 양호할 것”이라고 했다. 

11월 전망에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 상향 조정 가능성도 언급했다. 신 국장은 “반도체 호조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반영됐고, 그동안 불확실했던 한·미 관세 협상 우려가 APEC 정상회담에서 완화된 점들이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8월 전망에허 한은이 내놓은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는 1100억 달러다.

미국과의 대미 투자  협상에 영향대해서는 “조선 협력 펀드의 경우 경상수지 직접 영향은 당장 크지 않고,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 투자는 재원조달이 경상수지에 직접 영향은 없다”면소 “해외 공장 건설 등은 수출 쪽에, 국내 이익 배분은 본원소득수지로 경상수지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