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유용원 “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국 아닌 국내서 건조해야”
美 핵잠수함 건조 승인에 “국내 건조 추진해야” “트럼프 언급한 美 필리조선소, 건조 역량 안 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필리조선소에서 한국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방안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 “한국형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반드시 우리 조선소에서 우리 기술로 건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결정은 한미동맹이 군사·기술 협력의 새로운 단계로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 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며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고 요청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원자력추진잠수함은 단순한 전력 보강이 아니라 우리 해군의 작전 능력과 해양 이익을 지키는 핵심 전력·전략무기”라며 “건조 과정도 설계, 기술, 안전 관리까지 우리 산업기반과 방산 역량을 활용해 국내에서 추진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리조선소는 현재 잠수함 건조 시설이 전무한 상선 중심 조선소다. 일련의 행정·기술 절차를 모두 새로 밟아야 한다”며 “이 과정은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유 의원은 “한국은 이미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국내에서 건조할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며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용 소형 원자로와 추진체 개발 등을 꾸준히 진행해 왔고 지난 30여 년간 연구개발에 투입된 누적 예산은 수천억 원에 이른다”고 했다.
또 “미국 원자력 잠수함은 농축도 약 95%의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데, 만약 미국이 고농축 우라늄을 제공한다면 우리 소형 원자로를 재설계해야 한다”며 “이미 확보된 국내 기술 기반을 이용해 저농축 우라늄 기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국내에서 건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구체적으로 국방·외교·에너지 부처가 참여하는 ‘한미 조선 협의체(SCG)’를 구성해 연료 공급과 설계 표준, 기술 협력 등 핵심 의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국내에는 ‘범정부 원자력 추진 잠수함 국책사업단’을 만들어 설계, 제작, 시험평가, 정비 체계를 통합 관리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