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사상 첫 4130선 돌파

개인만 ‘사자’…자동차·조선주 급등

2025-10-30     박두식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4081.15)보다 24.80포인트(0.61%) 상승한 4105.95에 개장한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시세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에 사상 처음으로 4130선을 돌파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9.82포인트(1.22%) 오른 4130.9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24.80포인트(0.61%) 상승한 4105.95에서 출발했다가 오름폭을 늘리며 4130선까지 뛰었다.

전날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영향이다. 한미는 이번 협상으로 총 3500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대미 금융투자 3500억달러는 현금 투자 2000억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된다”며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달러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지만 우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마스가 프로젝트’로 명명된 조선업 협력 1500억 달러는 한국 기업의 주도로 추진하고, 투자 외에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된다. 상호관세는 지난 7월 말 합의 이후 이미 15%가 적용되고 있다.

또 품목관세 중 의약품·목제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항공기 부품·제네릭(복제약)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는다. 쌀·쇠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은 막았다.

이번 타결로 자동차 관련주와 조선주들이 급등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날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 12.6% 넘게 상승했으며, 정규장에서는 6.3% 오른 27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 역시 5.0% 뛴 12만1600원을 기록 중이다. 조선주도 줄줄이 상승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9.93% 오른 14만5000원에, 삼성중공업(3만1100원)과 HD한국조선해양(46만7500원) 등도 강세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만 사들이고 있다. 같은 시각 개인 홀로 6055억원 순매수 중이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74억원과 4277억원을 순매도 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 관세 협상 결과 등을 한꺼번에 소화해야 하기에 오늘은 지수에 주목하기 보다는 조선과 자동차 등 관세 협상 모멘텀이 있는 개별 업종 플레이에 더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승 출발한 코스닥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2포인트(0.17%) 오른 903.24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