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올해 국외 납치·실종 513건…162건 안전여부 미확인"

"미귀국자 218명 가운데 162명 안전 여부 확인 안 돼" 캄보디아 사태 관련 불법사금융 연계 확대 수사

2025-10-27     박두식 기자
▲ 박성주 신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 6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가수사본부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친 뒤 거수경례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올해 들어 접수된 해외 납치·감금·실종 의심 사건이 513건에 달한다고 27일 밝혔다. 이 중 162건은 아직도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23일 기준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23일까지 경찰청과 외교부에 접수된 납치·감금·실종 의심 사건은 총 513건"이라며 "이 중 귀국자는 295명, 미귀국자는 218명이며 이중 162명은 안전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범죄 관련성 여부를 계속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달 16일부터 '국외 납치·감금 의심 및 피싱범죄 특별 자수·신고 기간'을 운영 중이다. 이 기간 동안 접수된 신고 건수는 국가별로 ▲미얀마 2건 ▲태국 11건 ▲필리핀 7건 ▲베트남 8건 ▲말레이시아 2건 ▲라오스 2건 ▲중국 1건 ▲인도 1건 등이다. 해당 신고에는 피해자 가족의 제보와 함께 범죄 연루자의 자진신고도 포함됐다.

박 본부장은 "외교부하고 긴밀히 협업해 미확인 대상자 소재를 추정 중이며 최초 주소지가 있는 시·도 경찰청 전담부서에 범죄 관련성 여부 실제 피해가 있었는지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를 출국시킨 대포통장 모집책 2명을 구속 송치했고, 추가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사망한 한국인 대학생 사건과 관련해 '대치동 마약음료 사건' 공범이 주범이라는 국정원의 판단에 대해서는 "캄보디아 현지 당국과 공조하며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캄보디아 범죄조직과 국내 불법 사금융·대부업 범죄 연계 지적에 대해 박 본부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진행 중인 불법사금융 특별 단속을 연장할 것"이라며 "최근 캄보디아 송환된 피의자 64명에 대해서도 불법사금융, 불법대부업 관련된 부분들이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에 송환된 64명 중 구속된 59명을 이번주 초 검찰에 송치하겠단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피의자들에 대해 면밀히 수사를 했고 입국 경위, 범죄 조직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어 여러가지 측면에서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범죄조직이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 인접국가로 거처를 이동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지난 20일 경찰 주재관 등 해외 파견자들을 소집해서 점검하라 풍선효과 가능성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라며 "라오스 방문을 통해 현지 고위 당국자들과 면담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현지 수사의 어려움으로 국제 범죄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사권은 각국의 주권 사항이기 때문에 단독 수사는 어려운 만큼, 캄보디아 법집행기관과 직접 협력을 논의했고, 인터폴 등과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3일 발족한 국제공조협의체에서 내달 11일 전후로 초국경 합동작전을 추진 중"이라며 "실효성 있는 협업,  상호간 대체 실질적 작동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합동작전은 회의는 단순 정보 교환을 넘어서, 피의자 검거, 피해자 보호, 범죄수익 동결 및 환수를 포함한 실질적 공조를 목표로 한다. 박 본부장은 "현지 경찰의 기술 부족 등을 보완해 한국 경찰이 초동 포렌식 수사 등 기술지원을 요청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캄보디아 현지에 경찰관 2명을 11월 중 파견하고, 24시간 실시간 대응 체계를 구축해 향후 한국인 대상 범죄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현재 캄보디아 이민청 등에 구금된 한국인에 대한 추가 송환 계획에 대해 박 본부장은 "현지에서 구조 요청이나 송환 요청이 오면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만, 아직 추가 연락은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박 본부장은 캄보디아 측의 협조에 대해 "양국 간 교류와 신뢰 관계가 깊다"며 "캄보디아 당국은 한국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한국인 송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