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정교유착 정점' 재판, 12월 본격 시작
한학자, 휠체어 타고 왼쪽 가슴엔 수용번호 11월18일 준비기일 후 12월1일 1차공판 진행
통일교 정교유착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재판이 12월부터 본격화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7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통일교 2인자' 정원주 전 비서실장 등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지만 한 총재는 휠체어에 탑승한 채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그는 왼쪽 가슴에 수용번호 369번을 달고 있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 전 실장 역시 법정에 출석했다.
다만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아내 이모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다른 사건에서도 심리 중인 부분이 있어서 이 사건에만 있는 횡령 부분을 먼저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 측은 횡령 등 혐의에 관한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윤 전 본부장과 아내 이모씨 측은 횡령 혐의와 관련해 공모를 하지 않았다며 법정에서 다툴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들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오는 11월 18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하고, 12월 1일부터 공판기일을 진행하자"며 준비기일을 마무리했다.
앞서 한 총재는 정 전 실장, 윤 전 통일교 본부장 등과 공모해 제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건넸다는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같은 해 3~4월 교단 자금 1억4400만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 형태로 전달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이들에겐 같은 해 7월 두 차례에 걸쳐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그라프사 목걸이 등을 건넨 혐의도 제기됐다.
이들은 통일교 자금으로 2022년 3~4월 국민의힘에 대한 후원금 지급을 위해 2억1000만원 상당의 대금을 횡령하고 2021~2024년 통일교 산하 기관들의 자금 1억1000만원 상당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또 지난 2022년 5~7월 한 아시아 국가 국회의원의 선거자금으로 10만 달러를, 아프리카 국가 대통령 소속 정당의 선거자금으로 50만달러를 교부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한 총재는 지난달 23일 구속됐고, 이후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는 지난 10일 그를 재판에 넘겼다.
한편, 이날 오후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전 본부장의 4차공판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