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대출 빚 갚으라며 외국인 여성에 '성매매 협박'…34명 무더기 검거

'출장 마사지' 위장해 전국적으로 성매매 알선…4년간 25억 챙겨

2025-10-26     류효나 기자

불법 대부업을 운영하며 '출장 마사지'를 위장, 전국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풍속범죄수사팀은 총책인 30대 남성 A씨와 공범 등 총 34명을 성매매처벌법과 대부업법·채권추심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구속 상태로 지난 6월에, 나머지 공범 33명은 지난 24일 불구속 상태로 각각 검찰에 넘겨졌다.

A씨는 수도권을 비롯해 강원·전라·경상 등 전국 각지에서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고리의 불법 사채를 빌려주고, 이를 미끼로 성매매를 강요하거나 채무 상환을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A씨는 태국 출신 여성에게 고리의 대출을 미끼로 "갚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성매매에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해당 여성을 보호기관에 연계했다.

일당은 각 지역의 이른바 '콜기사(성매매 여성 운전기사)'와 연계해 알선을 진행하며, 2021년부터 약 4년간 불법 영업으로 25억원가량의 범죄수익을 챙겼다.

또 경찰 단속을 피하려 대포폰·대포통장을 사용하고 비대면으로만 연락했으며, 단속이 이뤄질 경우 핵심 운영자들이 출장 마사지만 했다며 꼬리 자르기 수법으로 수사를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6월 경기 화성시에 있는 A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단속해 A씨와 공범 8명을 검거했다.

이후 압수한 휴대전화 42대 포렌식을 통해 텔레그램 등 통신기록을 확보, 26명을 더 붙잡아 총 34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해외도피 중인 동업자 B씨를 포함해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공범과 성매수자 등 대한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 중 강요에 의한 성매매나 인신매매 피해사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며 "이들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촘촘히 하기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