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건설 위주 경기 부양 신중해야”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사례, 우리 건설 부진도 장기화될 수 있어 ‘일본과 중국의 건설투자 장기부진의 경험과 시사점’ 보고서 발간
2025-10-26 박두식 기자
경기 부양을 위해 건설투자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결국 경기 회복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고, 건설투자의 장기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사례 처럼 우리나라의 건설 부진도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6일 ‘일본과 중국의 건설투자 장기부진의 경험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최근 4년 연속 역성장에 빠진 건설투자에 대해 일본과 중국 사례에 비교해 평가했다. 한은 조사국 김보희 차장, 이준호·선진산 과장, 안선균·이상헌·유건후·안지민 조사역이 공동 집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1980년대 후반 버블경제 시기 건설투자가 급증한 뒤, 버블 붕괴 후에도 정부의 건설 경기 부양 정책에 따라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그 결과 정부와 가계 부채가 증가했고, 재정 악화와 소비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장기화됐다는 평가다.
중국 역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건설투자를 확대했으며, 2016년에는 GDP 대비 33%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020년부터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며 디레버리징을 추진했고, 이후에도 부동산 경기는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저자들은 두 사례를 통해 건설 중심의 경기 부양이 단기적 효과는 있지만, 가계와 정부 부채를 누적시켜 장기적으로는 성장 회복을 저해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건설 자산의 내용 연수가 길기 때문에 조정 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