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컴퓨팅' 전남에 쓴맛본 광주…"납득 못해" 온종일 충격

대통령 공약·국정과제 ‘광주 명시’에도 입지 변경 충격 이정선 교육감 “국가 유일 AI인재 양성, 광주 설립해야” 박병규 구청장 “도시국가 전략시설, 일관성·신뢰지켜야” 체육·경제계 “AI 3강 인프라 광주가 최적…결정 재고를”

2025-10-23     박두식 기자
▲ 국가인공지능(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위원회 출범식. /뉴시스

대통령 지역 공약인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센터 유치가 수포로 돌아가자 광주 지역사회가 "납득할 수 없다"며 충격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I인프라를 갖춘 광주에 컴퓨팅센터를 설립해야 한다는 성토도 잇따르고 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22일 성명을 내고 "AI컴퓨팅센터 입지는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짓는 전략적 선택이다. 산업적 선택을 넘어 교육과 지역의 지속가능 성장을 결정짓는 중대한 국가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광주는 준비를 마쳤다. AI특별지구 지정과 AI집적단지 조성, AI영재고 설립 추진 등 교육·산업·연구가 맞물린 국가 유일 인재 양성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교육청도 내년 전국 최초 AI교육원을 설립해 체험·교육 프로그램 개발, 교원 AI 연수·역량 강화 추진 등 광주시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광주가 이재명 정부의 'AI 3강, 소버린 AI'의 초석이 되겠다"며 "교육과 사람과 환경이 준비된 도시인 광주에 국가 AI컴퓨팅센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왜 생태계 갖춘 광주가 아닌가? 이 사업은 결코 단순한 지역 유치전이 아니다. AI산업의 국가 전략 인프다. 광주가 그 중심에 설 명백한 이유가 있음에도 왜 뒤로 물러나야 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구청장은 "이 사업은 대통령 공약이자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유일하게 '광주'가 명시된 과제다. 광주는 이미 AI 중심도시 비전을 갖고 전략적 인프라를 구축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간 신청 주체가 방향을 바꾼다면 이는 단순한 기업 전략이 이상의 공공정책 신뢰성 문제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기업 논리가 작동하는 민간 주도 사업이지만 국가 전략시설이라는 점에서 공공성과 일관성이 확보돼야 한다. '가장 비용이 낮은 지역으로 가겠다'는 단순 경제논리로 정해진 것이라면 '국가 AI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앞에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3강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인프라 사업으로 광주는 이미 그 기반을 갖췄다.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에서도 선택된 도시다. 그럼에도 방향이 바뀌었다면 그 이유는 분명해야 하고 광주와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체육계와 경제계도 저마다 유감을 표명하면서 AI컴퓨팅센터 광주 설립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광주시체육회는 "체육회를 비롯한 광주 체육단체는 컴퓨팅센터 광주 유치 무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단순한 산업적 선택을 넘어 지역 스포츠 발전을 위한 지속 가능한 연계,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위한 지역 미래먹거리 성장 등 모든 환경이 준비된 도시 광주에 설립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체육회는 "컴퓨팅센터가 건립된다면 광주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AI 3강, 소버린 AI'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결정을 재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AI 관련 160여개 기업과 학계·연구기관이 참여한 인공지능산학연합회(AIURI)는 "대한민국 AI 3강 도약의 핵심은 '피지컬 AI 혁신'에 있다. 광주는 자동차, 가전,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군의 데이터가 집적된 피지컬 AI 혁신의 최적지"라고 광주 유치 필요성을 피력했다.

연합회는 "광주는 글로벌 피지컬 AI 표준 모델을 만들 '테스트 팩토리(Test Factory)' 도시 조건을 유일하게 갖추고 있다. 광주시는 컴퓨팅센터 유치를 목표로 각종 지원을 약속했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AI컴퓨팅센터는 광주에 설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건설협회 광주시회 역시 "컴퓨팅센터 광주 설립은 AI 3강 도약을 위한 대통령 전략이자 국정과제다. 중차대한 국가 프로젝트 성공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속도와 집적을 실현할 인프라 구축에 달려 있다. 그 최적지는 광주"라며 "국민과 정부, 관계 기업에 간곡히 호소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삼성SDS 컨소시엄은 지난 21일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부지에 국가 AI컴퓨팅센터 건립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 이번 컨소시엄에는 KT,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등 주요 ICT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