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송환자 58명 구속 갈림길…일부 "감금·폭행" 진술
충남청 45명 전원 청구…서대문서 1명 검찰 반려 리딩방·보이스피싱 등 혐의…총 5명 석방 피의자 일부 "감금·폭행 피해" 진술…마약검사 전원 음성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한국인 피의자 64명 가운데 58명이 구속 여부를 가리게 됐다. 경찰이 59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1명을 반려했다.
경찰청은 "체포된 피의자 63명 중 5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4명은 석방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59명 중 5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1명은 불청구해 석방했다. 이를 합치면 총 5명이 석방됐다.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돼 있던 1명은 즉시 구속됐다.
충남경찰청은 45명 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도 전원 청구했다. 이들은 2024년 말부터 지난 7월까지 리딩방·보이스피싱·노쇼사기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3~4월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로맨스 스캠(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15명 중 1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전원 청구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캄보디아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에 통장과 휴대전화를 제공한 혐의(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를 받는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반려해 석방됐다.
서울서부지검은 "출국 경위 및 범행에 일부 계좌가 사용된 경위, 감금된 이후 캄보디아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한 점, 캄보디아 현지 경찰에 신고·구조돼 유치장에 감금됐다가 한국으로 송환되는 등 범행 이후의 사정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대전경찰청은 2023년 3월 발생한 보이스피싱 사건 연루 혐의를 받는 1명에 대해, 경기남부청 김포경찰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상품권 사기 및 조건만남 사기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1명에 대해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모두 청구됐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지인 간 사기 건으로 송환된 1명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아 석방했다.
경찰은 "수사 중인 사건으로 석방 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구속영장이 신청된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전국 각지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다.
앞서 경찰은 지난 7~9월 캄보디아 당국으로부터 현지 피싱콜센터를 단속했다는 사실과 한국인 피의자들 명단만을 통보받았다. 이번에 송환된 한국인 64명 중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검거 작전 당시 현장에서 붙잡혔고, 나머지 5명은 자진 신고해 구출됐지만 추후 범죄 혐의점이 확인돼 함께 송환됐다.
이에 충남청과 경기북부청을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해 국내 피해자 확인·조사 등 혐의 입증을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송환자들은 지난 18일 오전 3시께 전세기에 탑승하자마자 체포됐으며, 형사소송법상 48시간 이내인 이날 오전 3시 전까지 구속영장이 청구돼야 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3~4명의 피의자들이 스캠단지 조직원들로부터 감금·폭행 등 피해사실을 진술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아울러 송환 피의자들의 동의를 받아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진행한 결과 전원 음성반응으로 확인됐으며, 현재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앞으로 범죄사실 뿐 아니라 ▲출입국 경위 ▲범죄조직 구조 ▲스캠 단지 현황 ▲인력공급·알선조직 ▲현지 납치·감금 피해현황 ▲마약 투약 여부 등 캄보디아 스캠단지에 대한 의혹 전반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송환으로 현지 콜센터 피의자들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해외 공범, 국내 연계조직 수사 단서 확보에 주력할 것이며, 수사결과 확인된 사실과 정보를 기반으로 피싱범죄 예방·검거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