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영 실적 전망…”코로나 때보다 더 어려워”
상의, 제조기업 2275개사 조사 75% "영업익, 연초 목표보다 미달"
제조기업들의 경영실적 전망이 코로나 때보다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진한 시장상황 속에서 비용 상승, 기업부담 입법 등의 영향이 전망 악화를 부추긴 모양새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 따르면 전국 제조기업 2275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기업 경영실적 전망 및 애로요인을 조사한 결과, 제조기업 75.0%가 올해 영업이익이 연초 설정한 목표수준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진행된 조사에서 '목표치 미달'에 응답한 기업 비중(74.0%)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 실적이 올해 목표치 수준에 부합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20.4%였으며,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답한 기업은 4.6%에 불과했다.
올해 제조기업들은 힘든 시장상황을 겪고 있다. 내수는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건설경기 침체도 이어지며 내수여건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했다. 수출 또한 반도체를 제외하면 1~9월 누적 수출이 전년 대비 1.5% 감소해 회복세로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시장 상황이 부진한 가운데 비용 측면에서 수익성을 악화시킨 요인들도 많았다.
기업 경영상 비용 측면에서 겪고 있는 가장 큰 애로사항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제조기업들은 '원자재가 상승'(42.5%)과 '인건비 상승'(30.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관세 증가'(8.9%), '이자 등 금융비용'(8.0%) 등의 순이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기업경영 여건과 지역경기 상황은 제자리걸음과 뒷걸음질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올 한 해 기업경영 관련 법·제도 부담에 대해 체감하는 변화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과반수(50.5%)가 '변화없다'고, 44.3%의 기업은 오히려 '부담이 가중됐다'고 응답했다. 부담이 '감소했다'고 답한 기업은 5.2%에 그쳤다.
지역의 경기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악화됐다'(49.4%)는 응답이 '변화없다'(40.9%)는 응답보다 높아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경제 전반에 활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정기국회의 본격적인 입법 논의를 앞둔 상황에서 제조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법인세 인상 등 기업비용 증가(50.5%)'였다.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추가적인 비용부담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상법·공정거래법 등과 같은 '기업제도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기업은 40.6%, '노사관계 부담 증대'를 우려사항으로 꼽은 기업은 38.6%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