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보유세 조정 시사…"세 부담 불균형 해소 거래 활력 높일 것"

부총리, G20 동행기자단 간담회 "부동산 시장, 보유 부담 낮고 양도세 부담 커" "팔때 가벼우면 매물 나오고 시장 활발해질것" "고가주택도 봐야…5억 3채·50억 1채간 형평성"

2025-10-19     이광수 기자
▲ 기자단과 간담회 하는 구윤철 부총리. /뉴시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보유세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보유 부담과 양도세 간 불균형을 완화해 거래를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다.

구윤철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기간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보유세를 건드리지 않고 집값 잡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신 바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구 부총리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보유 부담은 낮고 양도세 부담이 커서 거래가 막히는 '락인(lock-in) 효과'가 심각하다"며 "(보유 부담이 크지 않다 보니) 집을 사기만 하면 유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락인 효과'는 세금이나 규제 등으로 인해 자산을 팔지 않고 보유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보유세는 낮고 양도세는 높은 구조 때문에 '팔면 손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매물이 잠기고 거래가 줄어드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이에 구 부총리는 보유세 합리화를 통해 보유와 양도 간 세 부담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시장의 정상적 순환 구조를 회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 부총리는 "팔 때 (부담이) 가벼우면 시장에 매물도 나오고 (부동산 시장이) 활발하게 돌아갈 수가 있다"며 "'들고 있는 게 오히려 힘들면 '나는 안 들고 있을래'라고 팔아버리는데, 팔 때 부담이 없으면 그냥 팔아버릴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다주택자 중심 강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꼭 다주택자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고가주택도 함께 봐야 한다. 예를 들어 5억원짜리 주택 3채(총 15억원)를 가진 사람과 50억원짜리 1채를 가진 사람 간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구 부총리는 부동산 세제를 납세자의 지불 능력에 맞게 조정하는 '응능부담' 원칙에 따라 전체적인 큰 그림을 점검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는 단순한 세율 조정보다는 부동산 보유·양도 단계 전반의 세부담 구조를 다시 설계해 시장의 왜곡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구 부총리는 "전체적으로 부동산 또는 응능부담 이런 부분에 대해 큰 그림을 한번 보는 그런 차원"이라며 "결국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앞으로 주택시장의 금융이 생산적 금융·자본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는 요인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 부총리는 "취득·보유·양도 단계별로 정합성을 갖춘 세제 구조가 필요하다"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지금은 급하게 손대기보다) 연구용역을 통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정책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단계"라며 "결과가 나오면 언제든 정책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