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3500억 달러 선불로 지급하기로 동의” 주장
“일본 6500억불…모두 동의했고, 모두 만족” APEC 전 협상 막바지…美 “10일 내 결과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3500억 달러(약 500조원)를 선불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또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관세 정책을 옹호하던 중 이같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린 6500억 달러라는 엄청난 협상을 성사시켰다. 그들이 우리에게 지불하는 금액”이라며 “일본과 한국 모두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3500억 달러, 일본은 6500억 달러를 선불로 지급하기로 했다”며 “모두 동의했고,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과 합의한 대미 투자액은 5500억 달러인데, 잘못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펀드를 선불 형태로 제공하기로 언급했었다. 한미 양국은 미국이 상호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수익 배분 구조에는 합의하지 못했는데, 미국은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하는 반면 한국은 보증과 융자를 포함한 투자를 제안했다.
다만 미국은 기존 전액 현금 요구에서 한발 물러나 새로운 투자안을 제시했고, 우리 정부는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 워싱턴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에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 참석차 미국에 도착했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막판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도 합의가 임박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중국 외 어떤 나라와 협상에 집중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과 (무역 협상에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협상이 잘 진행 중이냐고 묻자 “문제는 세부 사항에 달려있고, 현재 그 세부 내용들을 해결 중이다”라고 전했다. 재무장관회의 등을 언급하며 “많은 사람이 여기로 오는데, 우린 그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무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선 한미 협상 관련 질문에 “이견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현재 논의 중이고, 향후 10일 내 무언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에 대해선 “내가 연방준비제도 의장이라면 한국은 싱가포르처럼 이미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2020년 미국과 600억 달러 규모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었다.
한국 정부는 관세 협상에서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통화 스와프 체결은 연준 소관이라는 전제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