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치솟는 환율 구두개입…시장쏠림 가능성 면밀 모니터링
13일 원·달러 환율, 장초반 1430원까지 급등 투기성 매매 한쪽으로 몰리는 움직임 완화 성격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까지 급등하자, 정부가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치솟는 환율에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외환당국 메시지’라는 제목의 글을 내어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 쏠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1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7원 오른 1428.7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에는 9.0원 오른 1430.0원으로 출발했다.
1430원대 환율은 종가 기준 지난 4월 29일(1437.3원)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기재부의 이번 메시지는 당국이 직접 시장에 개입하지 않더라도 발언을 통해 심리적 쏠림을 완화하려는 ‘구두개입’ 성격으로 풀이된다.
구두개입은 외환당국이 실제 달러 매도를 통한 직접개입(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서기 전, ‘과도한 환율 급등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정책 신호를 주는 비공식 개입 수단이다.
정부는 통상 환율이 급격히 오르거나 내릴 때 시장 참여자들의 투기성 매매가 한쪽으로 몰리는 움직임을 완화하기 위해 “시장 쏠림을 경계한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시장이 단기간 한 방향으로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을 제어하려는 취지로, 환율의 ‘속도조절’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최근 환율 급등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우려에 따른 위험 자산 회피가 크게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 시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을 ‘적대적 행위’로 규정하며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APEC 정상회담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원화값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와 한·미 통상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달 말 열리는 APEC 회의를 계기로 협상이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한풀 꺾이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