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美베센트와 통화스와프 논의…“韓외환시장 日과 달라”

李, 유엔총회 계기로 뉴욕서 베센트 재무장관 접견 통화스와프 언급에 “베센트 경청…내부 논의 약속”

2025-09-25     뉴시스
▲ 김용범 정책실장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면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정부가 외환시장 충격 완화를 위해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청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그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고 베센트 장관은 미 유관 부처와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베센트 장관과 이날 오후 2시께 뉴욕에 만나 경제·안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측면에서도 양국의 긴밀한 협력관계는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발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안보 측면에 있어 양국 협력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통상 분야에서도 좋은 협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이뤄진 미국이 일본과 합의한 대미 투자패키지를 언급하며 "한국은 경제 규모와 외환시장 및 인프라 측면에서 일본과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한국이 앞서 미국에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이렇다 할 진전이 없자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을 재차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과 베센트 장관이 직접 (협상)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직접 그 포인트를 말한 것"이라며 "베센트 장관이 충분히 경청했고 내부적으로 여러 관련 부처와 논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통화스와프는) 필요조건이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이 크기 때문에 그게 해결이 안 되면 그 다음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라며 "다만 그 조건이 해결된다고 미국의 요구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베센트 장관은 "한미 동맹은 굳건하며 일시적·단기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이 미국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조선 분야에서 한국이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적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비관세 무역협상과 관련해 실질적인 협의가 진행되면서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도 김 실장은 설명했다.

김 실장은 구체적인 협상 상황을 묻는 질문엔 "쌀과 쇠고기에 대해선 깊게 논의할 수 없다는 쪽으로 분명히 (협상)하고 있고, 비관세 장벽의 실질적 진전에 그 내용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라며 "나머지 영역에 대해서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과 베센트 간 이번 접견을 두고 김 실장은 "3500억달러 투자 패키지 협상 과정에서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협상 시한을 정하지 않고 '국익 중심'이란 원칙에 바탕해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기조도 재확인했다.

김 실장은 "데드라인을 따로 두고 있진 않다"라며 "상업적 합리성이 맞고, 우리가 감내할 수 있고, 상호 호혜적 결과를 도출하는 안이란 원칙을 갖고 협상하고 있고, 협상 시한 때문에 우리가 원칙을 희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도록 양국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베센트 장관은 당초 25일 이 대통령이 개최하는 '대한민국 투자 써밋' 연사로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참석이 어렵게 되자 행사 하루 전인 이날 이 대통령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