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들 "생존자-구조자 모두 정신적 외상치료 절대적"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사고로 180여명이 구조되고 이중 10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있는 가운데 신체 치료뿐 아니라 정신·심리적 치유프로그램도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 사건 등 과거 대형 참사들의 사례에서 보듯 대형참사는 신체적 외상뿐 아니라 정신적 외상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신적 외상은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피해당사자 뿐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과 친지, 친구, 그리고 구조인력에도 심각한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광범위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이번 사고 피해자들의 상당수가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고등학생들이라는 점도 정신과적 조기 대응의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사고 및 재난 상황 이후 급성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하면 사고 일주일 이후부터 차차 안정을 찾을 수도 있으나 한달 이상 장기화되면 만성적으로 증상이 지속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행할 수 있다.
더욱이 사고 직후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도 1~2주 후에 증상이 발생하기도 하며, 드물지만 몇 달 뒤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해 지속적인 관심과 진료가 절대적이다.
따라서 사고 초기에 피해자 및 관련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를 평가하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만성화를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의학회 관계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장기간 지속될 경우 우울증 등 다른 정신장애가 동반되고, 심한 경우 자살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심각한 질환"이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저절로 회복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받지 않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10년이 지난 뒤에도 40%가 회복되지 않고 만성화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피해자 등에 대한 심리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피해학생, 유가족, 단원고 학생 및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상담을 실시하고 필요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장기대응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도 전문가를 모집, 정부 및 유관 전문가단체와 협의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조기발견과 대처를 위한 무료상담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