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기료 10분기 연속 ‘동결’

연료비조정단가 최대치 적용 기본요금·전력량요금 동결 유력 물가 자극 우려에 동결 기조 200조 부채 속 경영 부담은 여전

2025-09-22     이광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의 전력량계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한국전력이 올해 4분기(9~12월) 적용될 연료비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h)당 5원’으로 유지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2022년 3분기 이후 14개 분기 연속, 일반용 전기요금은 10개 분기 연속 동결되는 셈이다.

22일 한전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되며 최근 에너지 가격 흐름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 연료비조정단가다.

일반적으로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고려해 kW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되는데 현재 최대치인 ‘+5원’이 적용되고 있다.

올해 4분기의 경우 국제 에너지 가격이 다소 안정된 모습을 고려할 때 연료비조정단가를 소폭 낮출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지만 한전은 200조원이 넘는 부채 상황을 고려해 최대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은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연료비 조정단가는 2022년 3분기 이후 14개 분기 연속, 일반용 전기요금은 10개 분기 연속 동결되는 셈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는 했지만 최근 소비자물가 안정세에도 추석을 앞둔 상황에서 전기요금이 오르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시기를 늦췄다는 분석이다.

또 한전이 그동안의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지난해 8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만큼 전기요금을 급하게 올려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전기요금 동결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전기료가 동결되면서 한전의 막대한 부채 해결도 요원해졌다. 한전은 2021년 2분기부터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따른 발전연료 구입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총부채가 200조원을 넘겼는데 요금 동결에 따른 부담이 심화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중심의 국내 전력망 재편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이 임박했다고 점쳤다. 4분기에 인상하지 않은 만큼 내년초에는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에너지고속도로는 오는 2030년까지 서해안, 2040년까지 한반도 에너지 고속도로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는데 현재 한전이 발행할 수 있는 채권 수준이 20조원 미만이어서 내년에는 전기요금 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